생각의 대국GREAT GAMES OF THOUGHT
왼쪽은 해 질 녘 돌담과 나무 앞에서 곱슬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흰 겉옷을 두른 남자가 오른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은 큰 나무 줄기 앞에서 삭발한 머리에 줄무늬 갈색 승복을 입은 노인이 왼쪽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 마주 보는 장면. 가운데 돌담 위에 작은 등잔불이 보인다.

생각의 대국 · 제17국  ·   ·  15분 59초  · 

내 안에 빛이 있다는 말, 두 사람은 무슨 뜻으로 했을까

고타마×예슈아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요? 「내 안에 빛이 있다」는 말을, 두 사람은 무슨 뜻으로 했을까요.

대본과 원전 읽기
노을이 남은 어두운 하늘과 먼 호수 풍경 앞에서, 곱슬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술 장식이 달린 흰 겉옷을 두른 남자와 조각보 무늬 갈색 승복을 입은 삭발한 노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 두 사람 사이 돌 위에 작은 등잔불이 켜져 있다.

유튜브에서 보기 (15:59)

맞섬

고타마와 예슈아, 두 사람

삭발한 머리에 짧은 흰 수염, 조각을 이어 꿰맨 흙빛 갈색 승복을 두 어깨에 두른 노년의 고타마(석가모니)를 상상해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2,500년쯤 전 인도의 고타마(석가모니)

「그러니 아난다여, 스스로를 등불로, 법을 등불로 삼아라.」
짧은 곱슬머리에 거친 수염을 기르고, 물들이지 않은 양모 속옷 위에 귀릿빛 겉옷을 왼쪽 어깨에 두른 젊은 예슈아(예수)를 상상해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예슈아(예수)

2,000년 전

2,000년 전 갈릴리의 예슈아(예수)

「빛의 사람 안에는 빛이 있고, 그 빛은 온 세상을 비춘다. 비추지 않으면, 그것은 어둠이다.」

반전 → 본질

둘 다, 알아듣지 못할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길로 나섰습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다른 말로 같은 곳을 가리킨 게 아닐까요.

읽기

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록] 문헌 확인 · [해석] 학자·진행자의 해석 · [전승] 전해 오는 이야기

대본 전문

131줄 · 챕터 11개 · 줄마다 근거

0:00 · 내 안에 빛이 있다는 말

0:00진행자

「확실하대.」 건너 건너 들은 말을 믿었다가, 아끼던 사람을 잃은 날이 있습니다.

0:04진행자

남을 딛고서라도 올라서야 한다고 느낀 날도, 다 가졌는데 혼자인 밤도요.

0:09진행자

저도 그렇습니다.

0:10진행자

그렇게 흔들리고, 외롭고, 내 안의 불이 꺼져 가는 것 같은 날에도, 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요. 내 안에 빛이 있다는 말. 두 사람은, 무슨 뜻으로 했을까요?

0:20내레이터

「스스로를 등불로, 법을 등불로 삼아라.」 「빛의 사람 안에는 빛이 있다.」

디가 니까야 16 · 2.26 · 줄여 옮김 · 법 = 석가가 깨달아 가르친 진리 · 도마복음 24

0:26내레이터

여든의 노인이 나무 밑에 멈춥니다.

0:28석가

「나는 지쳤다. 앉아야겠다.」

0:32내레이터

서른 남짓의 목수가 몰려든 사람들을 봅니다. 목자 없는 양 같아, 속이 저미도록 가엾게 여겼습니다.

마가복음 6:34 · 「불쌍히 여기다」 σπλαγχνίζομαι — 「창자」에서 나온 말

0:39진행자

2,500년쯤 전에도, 2,000년 전에도, 사람들은 들은 말을 믿고, 남을 딛고, 더 가지려 했습니다.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잃지 말아야 할 하나를 가리켰습니다.

0:53 · 두 사람, 두 시대

0:52진행자

노인의 이름은 고타마. 우리가 석가모니라 부르는 사람입니다. 「사꺄족의 성자」라는 뜻이고, 줄여서 석가라고도 하지요.

고타마 싯다르타 · 석가모니

0:59진행자

목수의 이름은 예슈아. 우리가 예수라 부르는 사람입니다. 예수는, 그 이름이 그리스어를 거쳐 온 꼴이지요.

예슈아 · 예수

1:07내레이터

석가가 난 곳은, 태생이 사람의 값을 정하던 사회였습니다.

1:11내레이터

옛 시로 된 경전 숫타니파타에서, 석가는 제사를 맡던 바라문의 젊은이들에게 말합니다. 「태생으로 바라문이 되지 않는다. 행위로 농부가 되고, 행위로 왕도 된다.」

숫타니파타 와셋타 경 · 게송 650~652 줄여 옮김

1:22내레이터

예수는 갈릴리 나사렛의 목수였습니다. 쉬는 날인 안식일의 규칙을 두고 다툼이 일자, 그는 말했습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생겼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생긴 것이 아니다.」

마가복음 2:27

1:33진행자

둘 다 바라문도, 제사장도 아니었습니다. 그 바깥에서, 사람을 먼저 봤습니다.

1:39내레이터

두 사람 다, 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외워 전한 말이, 뒤에 글이 되었습니다.

1:45진행자

한 사람은 여든에 살라나무 아래 고요히 누웠고, 한 사람은 서른 남짓에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1:52진행자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닮은 말을 남겼습니다. 빛입니다.

1:57 · 빛은 안에

1:57내레이터

도마복음은 예수의 말 백십여 개를 모은 책입니다. 1945년, 이집트의 땅속에서 나왔습니다.

도마복음 · 나그함마디 문서 · 4세기 콥트어 사본

2:04내레이터

그 책에서, 제자들이 청합니다. 「선생님이 계신 자리를 보여 주십시오. 저희는 그곳을 찾아야 합니다.」

2:10내레이터

예수가 답합니다.

도마복음 24

2:12예수

「빛의 사람 안에는 빛이 있고, 그 빛은 온 세상을 비춘다. 비추지 않으면, 그것은 어둠이다.」

2:20내레이터

석가도 말했습니다.

앙굿따라 니까야 1.49

2:22석가

「수행자들이여, 이 마음은 빛난다. 그런데 손님처럼 밖에서 묻어 온 얼룩에, 물든다.」

2:30진행자

빛은 집주인이고, 얼룩은 머물다 가는 손님이라는 거지요.

2:34진행자

빛이 안에 있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자주 어두울까요?

2:38 · 빛을 가리는 것

2:38진행자

처음의 그 말, 「확실하대」부터.

2:41내레이터

예수가 말했습니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이끌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진다.」

도마복음 34 · 누가복음 6:39

2:46내레이터

석가는 깔라마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전해 들었다고, 경전에 있다고, 『우리 스승이니까』 하고 받아들이지 말라.」

앙굿따라 니까야 3.65 깔라마 경 · 줄여 옮김

2:54내레이터

「해롭고 괴로움으로 이끄는 줄 너희 스스로 알 때, 그때 버려라.」

앙굿따라 니까야 3.65 · 줄여 옮김

2:59진행자

남을 발판 삼고 싶던 날은 어떨까요.

3:02내레이터

예수는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다스린다는 이들은 군림한다. 너희는 그렇지 않다. 크고자 하는 이는, 섬기는 이가 되어라.」

마가복음 10:42~43 · 줄여 옮김

3:10내레이터

석가는 남을 해치고, 속이고, 깔보는 사람을 「천한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숫타니파타 천한 사람 경 · 게송 117 · 129 · 132

3:15진행자

남을 딛고 올라서는 일이, 오히려 나를 낮춘다는 말이지요.

3:19진행자

그리고, 다 가졌는데 혼자이던 밤.

3:23내레이터

석가의 옛 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갖가지 즐거움을 탐내면, 괴로움이 그를 따라온다. 부서진 배에 물이 스며들듯.」

숫타니파타 욕망 경 · 게송 769~770 줄여 옮김

3:31내레이터

도마복음의 예수는 말합니다. 「나는 그들이 모두 취해 있는 것을 찾아냈다. 그들 가운데 목마른 이는 하나도 찾지 못했다.」

도마복음 28

3:39진행자

취한 사람은, 목마른 줄도 모릅니다. 빛이 없는 게 아니라, 가려져 있는 거지요.

3:45진행자

그렇다면 그 가린 것을, 누가 걷어 줄 수 있을까요?

3:49 · 등불은 스스로 든다

3:48내레이터

먼 길을 온 젊은이 도따까가, 석가에게 절하며 청했습니다. 「저를 의심에서 풀어 주십시오.」

숫타니파타 도따까의 물음 · 게송 1063

3:56내레이터

석가가 답했습니다. 「도따까여, 나는 세상의 누구도, 의심하는 이를 풀어 줄 수 없다. 다만 으뜸가는 법을 알아보면, 그렇게 너는 이 거센 물을 건넌다.」

게송 1064

4:08내레이터

젊은이가 다시 청하자, 석가는 말합니다. 「너에게 평안을 일러 주겠다. 전해 들은 말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을.」

게송 1065~1066 줄여 옮김

4:17진행자

「법」은 그가 깨달은 이치입니다. 풀어 줄 수 없다면서도, 길은 일러 줍니다. 걷는 건, 걷는 사람이지요.

4:24내레이터

여든의 석가는 제자 아난다에게 말합니다.

디가 니까야 16 · 아난다

4:27석가

「나는 법을, 안과 밖을 가르지 않고 가르쳤다. 나에게는 무언가를 쥐고 숨기는, 스승의 주먹이 없다.」

4:35석가

「내 몸은 끈으로 덧대어 겨우 굴러가는 낡은 수레 같구나.」

디가 니까야 16 「대반열반경」 2.25~26 · 줄여 옮김

4:41석가

「그러니 아난다여, 스스로를 등불로, 법을 등불로 삼아라.」

4:47진행자

숨긴 것은 없다, 열어 보였다. 그러니 이제 그 법을 등불 삼아, 네가 가라는 거지요.

4:53내레이터

도마복음의 예수도 말합니다. 「그 나라는 너희 안에 있고, 너희 밖에도 있다.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 때, 너희는 살아 계신 아버지의 자녀임을 알게 되리라.」

도마복음 3 · 줄여 옮김

5:03진행자

신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 자리가, 나를 알 때 열린다는 말이지요.

5:07진행자

풀이를 듣고 아는 것을 「해오」, 몸으로 겪어 아는 것을 「증오」라 합니다. 미워한다는 증오가 아니라, 「증거 증」 자를 씁니다.

5:16진행자

듣고 끄덕이는 건 해오까지입니다. 내 하루에서 겪어 보는 일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5:23 · 바로 선 정신은 사랑으로

5:22진행자

그렇게 빛을 찾은 사람은, 혼자 밝으면 그만일까요?

5:26내레이터

학자들이 특히 믿을 만하다고 보는 예수의 말이 있습니다.

누가복음 6:27 · 마태복음 5:44

5:30예수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잘해 주어라.」

5:36내레이터

석가 쪽에도, 여러 옛 경전에 함께 남은 시가 있습니다.

법구경 5 · 같은 시가 여러 부파의 경전에

5:41석가

「원한은, 원한으로 끝내 그치지 않는다. 원한을 품지 않을 때 그친다. 이것이 오래된 이치다.」

5:49진행자

둘 다, 되갚음의 고리를 끊으라는 말로 읽힙니다. 져 주라는 말이 아니라, 끊어 낼 힘을 가지라는 말로요.

5:56내레이터

사랑의 마음을 노래한 자애경은 말합니다.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하나뿐인 아들을 지키듯, 그렇게 모든 존재에게, 끝없는 마음을 닦아라.」

숫타니파타 자애 경 · 게송 149

6:06진행자

그렇게 보면, 석가의 대자대비와 예수의 사랑은 하나입니다. 크게 아끼고 크게 함께 아파하는 마음, 이름만 둘이지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6:14진행자

그런데 그 사랑이, 두 사람을 편한 자리에 두지 않았습니다.

6:19 · 차마 어쩌지 못해 길로

6:19내레이터

깨달은 뒤, 석가의 마음은 이랬다고 전합니다. 「애써 깨친 것을, 이제 말해 무엇하랴. 탐욕과 성냄에 덮인 이들은, 이 법을 알아듣지 못하리라.」

맛지마 니까야 26

6:28내레이터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하면, 나만 지칠 뿐이다.」 마음은 가르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맛지마 니까야 26

6:34진행자

다 이룬 사람의 말이라기보다, 지친 사람의 말로 들립니다.

6:39내레이터

경전은 하늘의 신 범천이 가르쳐 달라 청했다고 전합니다. 신화의 옷을 입은 이야기지요. 까닭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범천의 청 · 신화의 틀로 전하는 이야기

6:47내레이터

예수에게도, 마가복음이 전하는 밤이 있습니다. 「내 영혼이 죽을 만큼 슬프다.」 그리고 엎드려 빌었습니다.

마가복음 14:34~36 · 줄여 옮김 · 아바 = 아람어로 「아버지」

6:54예수

「아바,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풀이 · 아바 · 예수가 쓰던 아람어로 「아버지」

7:02진행자

「잔」은 그 앞의 고난입니다. 그런데 곁의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다고, 같은 복음서가 적습니다. 그 기도를 누가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요.

전하는 이야기 · 괴로워한 기억은 요한복음 12:27 · 히브리서 5:7에도

7:11진행자

그래도 이 이야기를 남긴 사람들은, 그를 망설인 사람으로 기억했습니다.

7:17내레이터

돌아가 보면, 첫걸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길에서 만난 수행자 우빠까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고 샛길로 가 버렸습니다.

아지와까 수행자 우빠까

7:26내레이터

예수의 고향 사람들은 「그 목수 아닌가」 하고 수군거렸습니다. 그래도 그는, 둘레의 마을을 돌며 가르쳤습니다.

마가복음 6:3 · 6:6

7:34진행자

둘 다, 알아듣지 못할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길로 나섰습니다. 왜였을까요?

7:40진행자

저는 이렇게 봅니다. 그 길이 더 힘들고 어려운 줄 알면서도, 차마 어쩌지 못한 거라고. 대자대비와 사랑을, 말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 준 거라고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7:51내레이터

중국의 맹자도, 사람은 누구나 남의 아픔을 차마 그냥 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든 가슴 아파한다고요.

『맹자』 공손추 상 · 人皆有不忍人之心

7:59내레이터

앞에서 본 그 취한 사람들을 두고, 예수는 말합니다. 「내 영혼은, 사람의 자녀들을 두고 아파했다. 그들은 마음이 눈멀어, 보지 못한다. 술에서 깨어나면, 그때 생각을 바꾸리라.」

도마복음 28 · 줄여 옮김 · 끝 구절은 콥트어 사본에만 남음

8:11진행자

모르는 이를, 탓하지 않습니다. 아파하고, 깰 때를 기다립니다.

8:16내레이터

지친 날도 있었습니다. 아픈 아들을 데려온 아버지 앞에서, 예수는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야 하느냐」 하고는, 바로 말합니다.

마가복음 9:19

8:25예수

「그 아이를, 내게 데려오라.」

8:29진행자

한숨 다음 말이, 「데려오라」였습니다.

8:35 · 같은 도의 다른 얼굴

8:35진행자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용, 고요히 머무는 것을 도라 여기기도 하지요. 두 사람은 그 중용에서도, 도에서도 벗어나는 줄 알면서 나섰습니다. 정말, 도를 벗어난 걸까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8:46내레이터

맹자는 다른 답을 냅니다. 평온한 때, 물길을 다스리느라 제 집 앞을 세 번 지나고도 들르지 않은 옛 임금. 어지러운 때, 좁은 골목에서 즐겁게 살던 가난한 제자.

『맹자』 이루 하 · 우 임금 · 공자의 제자 안회

8:57내레이터

「우임금과 후직, 그리고 안회는 같은 도를 걸었다. 자리를 바꾸었다면, 모두 그렇게 했으리라.」

『맹자』 이루 하 · 줄여 옮김 · 우 임금 · 후직(농사를 맡았던 옛 신하) · 안회

9:04진행자

나가는 것도 머무는 것도, 같은 도의 다른 얼굴이라는 읽기입니다.

9:09내레이터

그렇다고 끌고 가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받아들이지 않는 곳에선 발의 먼지를 털고 떠나라 했습니다.

마가복음 6:11

9:16내레이터

석가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코삼비의 수행자들이 편을 갈라 다투자, 석가는 「그만하라」 하고 말렸습니다.

맛지마 니까야 128 · 율장 대품 10 · 코삼비

9:23내레이터

「스승님은 편히 계십시오. 이 다툼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세 번을 말려도, 세 번 다 그 대답이었습니다.

9:30내레이터

석가는 선 채로 시 몇 편을 읊었습니다. 앞에서 들은 「원한은 원한으로 그치지 않는다」도, 이때 읊은 시 가운데 하나로 전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 한동안 숲에서 홀로 지냈습니다.

법구경 5

9:42진행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귀에 익은 말이지요. 숫타니파타 「무소 경」에 거듭 나오는 말입니다.

숫타니파타 1.3 무소(코뿔소) 뿔 경

9:48내레이터

그런데 그날 석가가 읊은 시 둘이, 그 경에도 들어 있습니다. 「지혜로운 벗을 얻으면, 기쁜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그런 벗을 얻지 못하면, 숲속의 코끼리처럼 홀로 가라.」

숫타니파타 게송 45~46 = 법구경 328~329 · 줄여 옮김

10:00진행자

이 시에서 「홀로」는, 사람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함께할 벗이 없으면, 혼자라도 가라는 말이지요.

10:07진행자

다툼에서 홀로 걸어 나오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은 다릅니다.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0:12내레이터

석가는 병들어 제 오물 속에 누운 수행자를 찾아가, 아난다와 함께 씻기고 눕혔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수행자들을 모아, 말했습니다. 「나를 돌보려는 이는, 병든 이를 돌보라.」

율장 대품 8.26 · 줄여 옮김

10:23진행자

문 앞까지 가는 것은 사랑이고, 문을 넘는 것은 묻는 사람의 몫입니다.

10:28 · 다른 점, 정직하게

10:28내레이터

다른 점도 있습니다. 예수는 신을 「아버지」라 불렀습니다. 석가는 세상을 만든 신도, 사람을 건져 줄 신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10:36내레이터

예수는 「내 영혼」을 말했습니다. 석가는 「내가 있느냐」는 물음에 입을 다물었고, 몸도 마음도 「나」는 아니라고 가르쳤습니다. 무아입니다.

10:47진행자

그렇다면 영혼과 무아는, 서로 부딪치는 말일까요?

10:50진행자

저는 이렇게 봅니다. 영혼과, 앞에서 석가가 말한 빛나는 마음은 같은 것이라고. 굳어서 변하지 않는 영혼이 아니라, 본래 빛나는 그 성질을 영혼이라 불러 왔다고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1:01내레이터

훨씬 뒤의 대승 경전 『열반경』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부처의 성품이 있다며, 그것을 「나」라고까지 불렀습니다.

같은 방향 · 대승 『대반열반경』

11:10내레이터

다만 남방 불교의 옛 주석은, 그 빛나는 마음을 「나」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편 · 상좌부 주석 전통 · 상윳따 니까야 12.61 · 22.59

11:15내레이터

많은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사람들의 짐을 대신 지고 죽은 구원자로 믿습니다. 석가는 말했습니다. 「애쓰는 건 너희 몫, 깨달은 이는 길을 일러 줄 뿐이다.」

법구경 276

11:25진행자

저에게는, 스스로 빛을 찾으라는 도마복음의 목소리가 더 가깝게 들립니다. 그렇다고 짐을 진 예수가 다른 사람은 아닙니다. 길 잃은 양들이 안타까워 차마 어쩌지 못한 그 마음도, 같은 빛에서 나왔을 테니까요. 다만 그 빛을 내 안에서 찾는 일만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1:43진행자

다름은 다름대로 둡니다. 그래도 두 사람은, 다른 말로 같은 곳을 가리킨 게 아닐까요.

11:50 · 제 생각

11:50진행자

그 같은 곳은,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답은 이미 알고 있고, 그 답으로 나를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인지도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1:57내레이터

플라톤의 글에는, 기하를 배운 적 없는 소년이 물음만 따라가다 답을 찾는 장면이 있습니다. 배움은 안에 있던 것을 떠올리는 일이라고요.

같은 방향 · 플라톤 『메논』 · 상기

12:07진행자

확실한지 모르는 말을 옮길 때, 남을 딛고 설 때, 더 가져도 허전할 때. 마음 한쪽은, 이미 알고 있지요.

12:14진행자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답이, 고전에 이미 적혀 있는 거고요.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2:20진행자

내 안의 빛을 따라, 내 판단을 내가 세우는 것. 정신이 바로 선다는 건, 그런 일일지도 모릅니다.

12:28 · 두 사람의 마지막

12:27내레이터

다시, 그 여든의 노인입니다. 대장장이의 아들이 올린 밥을 먹고, 그는 크게 앓았습니다. 그가 걱정한 건, 그 아들이 탓을 들을 일이었습니다.

대장장이의 아들 쭌다 · 디가 니까야 16 4.20 · 4.42

12:37내레이터

그는 아난다에게 일렀습니다. 「그 아들에게 이렇게 일러 주어라. 깨달음을 이루던 날 받은 밥과, 마지막에 받은 이 밥은, 열매가 똑같이 크다고.」

디가 니까야 16 4.42 · 줄여 옮김

12:47내레이터

마지막 밤, 떠돌이 수행자 하나가 물을 것이 있다며 찾아왔습니다. 아난다는 세 번 막았습니다. 「스승님은 지치셨습니다.」

떠돌이 수행자 수밧다

12:54내레이터

누워 있던 석가가 그 말을 들었습니다.

12:57석가

「그만, 아난다. 그를 막지 마라. 나를 만나게 하라.」

13:03내레이터

그 수행자는 그 밤, 마지막 제자가 되었습니다.

13:07내레이터

숨을 거두기 전, 석가는 세 번 물었습니다. 「의심이 남은 이는 물어라. 나중에 뉘우치지 않도록.」 아무도 말이 없자, 덧붙였습니다.

디가 니까야 16 6.5~6 · 줄여 옮김

13:16석가

「스승이 어렵거든, 벗이 벗에게라도 말하게 하라.」

13:22내레이터

그리고 마지막 말.

디가 니까야 16 · 6.7 마지막 말(빨리어 판)

13:24석가

「자, 수행자들이여, 이제 너희에게 말한다. 지어진 것은 모두 스러진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13:34진행자

앞서 「낡은 수레 같구나」 하던 날, 그는 이미 이렇게 일렀지요.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에게 의지하라. 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그리고 마지막에,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고. 그 등불을 들고 끝까지 걸어가라는, 당부로 들립니다.

디가 니까야 16 · 2.26 · 줄여 옮김 · 디가 니까야 16 · 6.7

13:52내레이터

마가복음은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말을, 그가 쓰던 아람어 그대로 전합니다.

마가복음 15:34 · 시편 22:1 · 아람어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13:58예수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14:04내레이터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옛 시편의 첫 구절이기도 합니다.

마가복음 15:34 · 시편 22:1

14:11진행자

버려졌다고 외치는 그 순간에도, 그는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14:15진행자

저는 이 외침을, 원망이라기보다 물음으로 듣습니다. 아픔을 숨기지 않은 채, 이제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하는.

같은 방향 · 히브리서 5:7 「… 큰 부르짖음과 눈물로 간구했고 들으심을 얻었습니다 …」 · 줄여 옮김 ·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4:24내레이터

다른 복음서는, 십자가 위의 예수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합니다.

누가복음 23:34 · 이른 사본 가운데 이 구절이 없는 것이 있음

14:29예수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릅니다.」

14:35진행자

이 구절은 이른 사본 가운데 없는 것도 있어, 학자들 사이에서 갈립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말할 사람으로 기억했습니다.

전하는 이야기

14:43진행자

죽어 가면서도 두 사람은, 남을 먼저 생각했다고 전합니다. 마지막 밥을 올린 이와 늦게 온 이를. 자기를 아프게 한 이들을.

14:52진행자

두 사람 사이에, 작은 등잔불 하나. 그 불은 남이 대신 들어 줄 수 없습니다. 그래도 곁에서, 불을 붙여 줄 수는 있지요.

15:02진행자

그 불이 사그라드는 날도 옵니다. 지치고, 흔들리고, 그만두고 싶은 날이요. 그래도 내 안의 빛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찬찬히 나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 내 마음의 흔들림이 어디에서 오는지, 천천히 관찰하는 것. 그렇게 다시 정진해서, 밝히면 됩니다.

풀이 · 정진(精進) ·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닦음

제 생각 · 하나의 읽기

15:19진행자

두 사람의 말로 전해 오는 가르침이, 지금도 숫타니파타와 도마복음에 남아 있습니다. 제자들이 외워 전한, 오래된 목소리지요. 생각의 대국에서 두 책을 처음부터 쉽게 읽고 있습니다. 한번, 만나 보세요.

숫타니파타 · 도마복음

15:31진행자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도, 나는 무엇만은 잃지 않으려 하나요?

원전과 연구

대조
  1. 기록디가 니까야 16 「대반열반경」 2.25~26(낡은 수레 · 스스로를 등불로, 법을 등불로 — 「등불」 dīpa는 「섬」으로도 읽힙니다) · 4.20 · 4.21(나는 지쳤다, 앉아야겠다) · 4.42(대장장이의 아들 쭌다) · 5.23~5.30(마지막 제자 수밧다) · 6.5~6.7(세 번 물음 · 「벗이 벗에게라도」 · 마지막 말). 대승 『열반경』과는 다른 책입니다
  2. 기록숫타니파타: 와셋타 경 게송 650~652 · 천한 사람 경 게송 117 · 129 · 132 · 욕망 경 게송 769~770 · 도따까의 물음 게송 1063~1066 · 무소(코뿔소) 뿔 경 1.3 · 게송 45~46(= 법구경 328~329) · 자애 경 게송 149
  3. 기록앙굿따라 니까야 1.49(빛나는 마음 · 밖에서 묻어 온 얼룩) · 3.65 깔라마 경 · 맛지마 니까야 26(가르침을 망설임 · 아지와까 수행자 우빠까) · 128과 율장 대품 10(코삼비) · 율장 대품 8.26(병든 수행자) · 법구경 5 · 276
  4. 전승범천이 가르침을 청한 이야기 — 맛지마 니까야 26 · 율장 대품 1.5가 신화의 틀로 전합니다
  5. 해석상윳따 니까야 44.10 · 22.59(무아) · 12.61 — 남방 불교의 옛 주석은 이 마음을 삶을 잇는 바탕 마음(바왕가)으로 풉니다(『마노라타뿌라니』 앙굿따라 니까야 1.49 주석 「Cittanti bhavaṅgacittaṃ」) · 대승 『대반열반경』(북본) 권7 「一切眾生悉有佛性,即是我義」
  6. 해석解悟(해오) · 證悟(증오)는 宗密 『禪源諸詮集都序』의 말입니다
  7. 기록도마복음 3 · 24 · 28 · 34(나그함마디 코덱스 II, 콥트어 · 4세기 무렵 사본 · P. C. Dilley 편 Coptic SCRIPTORIUM, CC BY 4.0) — 28의 끝 구절은 콥트어 사본에만 남아 있습니다
  8. 기록마가복음 1:9 · 1:15 · 2:27 · 6:3 · 6:6 · 6:11 · 6:34 · 9:19 · 10:42~43 · 14:34~37(아바 = 아람어로 「아버지」) · 15:34(시편 22:1) · 누가복음 6:27 · 6:39 · 23:34(이른 사본 가운데 이 구절이 없는 것도 있습니다) · 마태복음 5:44 · 요한복음 12:27
  9. 기록느헤미야 8:17 「예슈아」(יֵשׁוּעַ — 같은 이름의 히브리어 꼴, 이 구절에서는 여호수아를 가리킵니다)
  10. 해석히브리서 5:7 「… 큰 부르짖음과 눈물로 간구했고 들으심을 얻었습니다 …」(줄여 옮김) — 보통 겟세마네의 기도와 잇는 구절로, 진행자가 십자가 위 외침을 원망이라기보다 물음으로 들으며 함께 읽어 화면 딱지로 보였습니다
  11. 기록『맹자』 공손추 상 「人皆有不忍人之心」 · 이루 하 「禹稷顏回同道 … 易地則皆然」
  12. 해석플라톤 『메논』의 상기(배움은 안에 있던 것을 떠올리는 일)

사진 출처

원본 자료 (해설을 위해 출처를 밝혀 보여 준 자료 · 위키미디어 공용)

◇ 룸비니 아소카 석주 비문 — 1896년 인도 고고학 조사국이 찍은 사진 두 장을 합침 · 영국 도서관 · 퍼블릭 도메인

◇ 갈릴리 호수 · 티베리아스의 고깃배, 겟세마네 동산의 올리브나무 — 1890~1900 무렵 포토크롬 · 미국 의회도서관 · 퍼블릭 도메인

◇ 빨리어 사본(미얀마) — Wellcome Collection · CC BY 4.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urmese-Pali_Manuscript_Wellcome_L0067944.jpg

◇ 빨리어 주석서(앗타까타) 패엽 사본 — 스리랑카, 1756 · 영국 도서관 Or. 6603/258 · CC0

◇ 나그함마디 코덱스 II 32쪽 · 38쪽(도마복음) — 콥트 박물관(카이로) · 퍼블릭 도메인

◇ 대승 『대반열반경』 제9권(사경의 권 나눔) 당나라 사경 — 상하이 박물관 · 퍼블릭 도메인

◇ 파피루스 46 · 고린도전서 2:11~3:5 쪽(175~225 무렵) — 미시간 대학 도서관 · 퍼블릭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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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하늘과 먼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곱슬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흰 겉옷을 두른 남자와 삭발한 머리에 줄무늬 갈색 승복을 입은 노인이 서로를 바라보고, 두 사람 사이 돌 턱 위에서 작은 등잔불이 타는 장면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도, 나는 무엇만은 잃지 않으려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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