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대국GREAT GAMES OF THOUGHT
왼쪽은 들판의 이젤과 밀짚모자를 얹은 접이식 의자, 오른쪽은 다다미 위에 낮은 나무 책상과 방석이 놓인 방, 사람 없이 두 자리만 놓인 장면

생각의 대국 · 제9국  ·   ·  10분 42초  ·  원전 14종 · 연구 3편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정말 늦은 걸까?

고흐×호쿠사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정말 늦은 걸까요? 스물일곱에 화가가 되기로 하고, 늦게 시작했으니 두 배로 일해야 한다고 쓴 빈센트 반 고흐와, 스스로 일흔다섯이라 적으며 일흔 전에 그린 것은 볼 것이 없다던 가쓰시카 호쿠사이에게서 그 답을 찾아봅니다.

대본과 원전 읽기
밀짚단이 선 들판 쪽에서 접이식 의자에 앉은 흰 옷에 밀짚모자를 쓴 붉은 수염의 남자와, 다다미방 낮은 책상 앞에 앉은 옛 일본 옷차림의 백발 노인이 서로 바라보는 장면

유튜브에서 보기 (10:42)

맞섬

고흐와 호쿠사이, 두 사람

아주 짧게 깎은 머리와 짧은 수염에 수수한 작업 재킷을 입은 고흐를 상상해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빈센트 반 고흐

1853년 출생

스물일곱에 화가가 되기로 하고, 늦게 시작했으니 두 배로 일해야 한다고 쓴 빈센트 반 고흐

나는 늘 아직 못 하는 것을 그린다오.
재구성 · 요지 · 편지 528(1885) · 늦게 시작해 두 배로 일하겠다는 뜻은 편지 312(1883.2)
정수리가 벗어지고 흰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격자무늬 기모노에 소매 없는 조끼를 걸친 노년의 호쿠사이를 상상해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스스로 일흔다섯이라 적으며 일흔 전에 그린 것은 볼 것이 없다던 가쓰시카 호쿠사이

70세 전에 그린 것은, 볼 것이 없다.
재구성 · 기록 · 요지 · 『부악백경』 초편 발문(1834)

반전 → 본질

그런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비슷한 목록을 적었습니다. 풀과 나무에서 짐승까지.

짧고 길고, 뜨겁고 차가운 건 겉모습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늦었다고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읽기

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영상의 대화는 두 사람이 남긴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극입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대본 전문

79줄 · 챕터 8개 · 줄마다 근거

[기록] 문헌으로 확인 · [요지] 원문을 줄여 옮김 · [재구성] 기록을 바탕으로 지은 장면과 대사(내용은 원문에서) · [관찰] 그림을 직접 보고 짚은 것 · [해석] 학자·진행자의 해석 화면 왼쪽 위의 ① 사실 · ③ 제 생각은 이야기의 층위, 오른쪽 아래 작은 글자는 그림의 종류, 오른쪽 위 나이 막대는 고흐는 만 나이·호쿠사이는 스스로 적은 옛 셈법입니다. 배움 연구 그림의 막대 높이에는 숫자가 없습니다.

0:00 ·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정말 늦은 걸까요?

0:00진행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정말 늦은 걸까요?

0:02진행자

그림이든 악기든, 「이 나이에 뭘」 하며 신청 버튼 앞에서 접어 둔 적. 있으시죠?

0:08진행자

조금 뒤에, 75세 노인의 짧은 글과, 30살 고흐가 셈한 남은 시간을 보여 드립니다.

0:15진행자

37세에 세상을 떠난 화가 고흐는, 동생에게 이렇게 썼습니다.

0:19고흐

늦게 시작했으니, 두 배로 일해야 한다오.

재구성 · 기록 · 요지 · 편지 312(1883.2, 테오에게)

0:23진행자

스스로 75세라 적은 화가 호쿠사이는, 그림책 끝에 이렇게 썼습니다.

0:29호쿠사이

70세 전에 그린 것은, 볼 것이 없다.

재구성 · 기록 · 요지 · 『부악백경』 초편 발문(1834)

0:32진행자

열 해 안팎을 뜨겁게 태운 화가와, 70년을 끈질기게 이어 간 화가. 누가 늦었을까요?

0:41 · 편지 한 통과 「큰 파도」

0:41내레이터

1888년 9월, 아를. 고흐는 동생 테오의 편지를 읽습니다. 테오는 호쿠사이의 파도를 보고 이렇게 적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편지 676(1888.9.8) — 「큰 파도」를 두고 한 말로 보는 것은 편지판 학자들의 추정

0:50내레이터

「이 파도는 발톱이다. 배가 그 속에 붙잡혀 있다.」

① 사실 · 기록 · 요지 · 편지 676 — 테오의 말을 고흐가 옮김

0:55진행자

여기 보세요. 파도 끝이 손가락처럼 갈라지고, 그 끝이 다시 갈고리처럼 갈라집니다. 작은 파도 안에, 또 작은 파도.

관찰 · 해석 — 카트라이트·나카무라 2009

1:04진행자

퀴즈. 이 그림에서, 산 하나를 찾아보세요.

1:10진행자

저 멀리 작은 봉우리, 후지산입니다. 이 연작의 주인공인데, 여기서는 파도 밑에 숨어 있죠. 배는 세 척입니다.

기록 · 그림 · 시카고 미술관·코렌베르크 2020

1:19진행자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오늘의 두 번째 주인공입니다.

기록 · 판목은 각수가 새김

1:24 · 가쓰시카 호쿠사이

1:23내레이터

가쓰시카 호쿠사이. 1760년 에도, 지금의 도쿄에서 태어나 70년 동안 화가로 살았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 1779~1849

1:34내레이터

그가 펴낸 『호쿠사이 만화』는 오늘의 만화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과 물결을 마음 가는 대로 그려 모은 그림 교과서입니다.

① 사실 · 기록 · 메트 JIB82 · 스미다구 — 1814년 첫 편

1:44진행자

1834년, 그는 그림책 끝에 짧은 글 한 편을 실었습니다. 약속한 그 글입니다.

기록 · 『부악백경』 초편 발문 — 함께 찍은 글

1:51진행자

여기 보세요. 「70세 전에 그린 것은 볼 것이 없다. 73세에야, 새와 짐승과 벌레와 물고기의 뼈대를, 풀과 나무가 나는 이치를 조금 깨달았다.」

기록 · 발문 「七十年前画く所は実に取に足ものなし」 「七十三才にして稍禽獣虫魚の骨格草木の出生を悟し得たり」

2:02진행자

「그러니 80세에는 더 나아가고, 90세에는 깊은 뜻을 다하고, 100살에는 신묘한 경지에 이를까. 110살이면, 점 하나 획 하나가 살아 있는 듯하리라.」

풀이 · 신묘하다 = 사람의 솜씨라 믿기 어려울 만큼 훌륭하다

기록 · 발문 「八十才」·「一百歳にして正に神妙ならん歟」·「生るがごとく」

2:15진행자

서명은, 「그림에 미친 늙은이」.

기록 · 「画狂老人卍」

2:18진행자

75세에,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적은 사람. 그에게 「늦음」이란 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해석

2:26진행자

70세 무렵 그가 그린 「큰 파도」, 여기 보세요. 이 짙은 파랑.

기록 · 1830~32년 무렵

2:31진행자

70세 무렵 그의 판화에는, 유럽에서 만들어져 막 값싸게 퍼진 파란 물감, 프러시안 블루가 쪽빛과 섞여 쓰였습니다. 일본의 판화에, 유럽의 파랑이.

풀이 · 프러시안 블루 = 1706년 무렵 베를린에서 만든 파란 물감(일본에선 「베로아이」)

기록 · 1706 베를린 · 1747 일본 수입 · 1829 무렵 값싸져 퍼짐 · Heritage Science 2020

2:42진행자

퀴즈 둘. 같은 「큰 파도」인데, 이 두 장은 왜 하늘색이 다를까요?

2:49내레이터

판화는 한 장씩 찍어, 찍은 때와 바랜 정도에 따라 색이 다릅니다.

① 사실 · 기록 · 확인 111장 · 코렌베르크 2020

2:55진행자

같은 그림, 다른 하늘. 이 판화도, 한 번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3:01 · 빈센트 반 고흐

3:00내레이터

빈센트 반 고흐. 185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27세에 화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반 고흐 미술관

3:09내레이터

30살의 그는 동생에게, 몸이 버틸 시간을 이를테면 여섯 해에서 열 해쯤으로 어림해 본다고 적었습니다. 그로부터 일곱 해 가까이 그리고, 그는 떠났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요지 · 편지 371(1883.8) 「zonder voorbarigheid … bijvoorbeeld」

3:23내레이터

파리에서 그는 일본 판화를 모았고, 에도의 판화가 히로시게의 그림을 구도 그대로 옮겨 따라 그렸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반 고흐 미술관 · 히로시게 1797년생

3:31진행자

퀴즈 셋. 왼쪽은 히로시게의 판화, 오른쪽은 고흐가 따라 그린 그림입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3:42진행자

여기 보세요. 검고 회색이던 나무줄기가, 빨강과 파랑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양옆에 주황 띠와 일본 글자.

기록 · 반 고흐 미술관 s0115V1962

3:51내레이터

이 글자들은 다른 판화에서 옮겨 온 것입니다. 가게와 사람 이름 같은 글귀라, 매화 그림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반 고흐 미술관(장식으로 덧붙임) · The Art Newspaper 2025

3:59진행자

저는, 처음부터 내 것은 없다고 봅니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섞을지 고르는 그 순간부터, 내 것이 생깁니다.

③ 제 생각

4:08내레이터

아를로 내려간 뒤 여동생에게 쓴 자기 모습. 흰 옷에 노란 밀짚모자, 짐은 가시 돋친 호저처럼 잔뜩, 늘 먼지투성이.

풀이 · 호저 = 몸에 긴 가시가 돋은 동물(고슴도치보다 큼)

① 사실 · 기록 · 요지 · 편지 626(1888.6, 빌레민에게)

4:18내레이터

그해 겨울부터 그는 거듭 흔들렸고, 이듬해 봄 스스로 요양원에 들어갔습니다.

풀이 · 요양원 = 아픈 몸과 마음을 돌보며 머무는 곳

① 사실 · 기록 · 반 고흐 미술관 · 편지 760(1889.4.21) 주석 4 — 1889.5.8 입원 · 병명 단정하지 않음

4:25내레이터

그 방 창으로 본 새벽 풍경을 바탕으로, 낮에 작업실에서 이 그림이 나왔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

① 사실 · 기록 · MoMA 472.1941 · 편지 776·777

4:33진행자

그런데 아래 마을은, 창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본 것과 상상한 것을 섞은 거죠.

기록 · MoMA

4:39진행자

퀴즈 넷. 고흐는 살아 있을 때 그림을 몇 점 팔았을까요? 딱 한 점, 아니면 여러 점?

4:48내레이터

흔히 딱 한 점이라지만, 반 고흐 미술관은 두어 점보다 많다고 봅니다. 마지막 해에는 그만을 다룬 긴 평론도 나왔습니다. 그해 여름, 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반 고흐 미술관 FAQ · 오리에 1890.1

5:00진행자

인정이 막 시작될 무렵 떠난 사람. 그는 인정을 받으려고, 그렸을까요?

5:07 · 생각의 대국 · 고흐와 호쿠사이

5:07진행자

만난 적 없는 두 사람. 호쿠사이가 떠나고 네 해 가까이 지나, 고흐가 태어났습니다. 남긴 글로 꾸민, 가상의 대화입니다.

기록 · 생몰

5:16진행자

첫 질문. 늦었다고 생각한 적, 있습니까?

5:20고흐

나는 비교적 늦게 그림을 시작했다오.

재구성 · 요지 · 편지 371(1883.8) 「Niet alleen ben ik laat begonnen betrekkelijk met teekenen」 · 편지 158(1880.9) — 스물일곱

5:22호쿠사이

나는 여섯 살부터 사물의 모양을 베껴 그렸소.

재구성 · 요지 · 『부악백경』 초편 발문

5:27고흐

나는 늘 아직 못 하는 것을 그린다오.

재구성 · 요지 · 편지 528(1885) · 늦게 시작해 두 배로 일하겠다는 뜻은 편지 312(1883.2)

5:30진행자

늦게 시작한 사람과, 일찍 시작하고도 아직 멀었다는 사람.

5:35진행자

투표.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짧고 뜨겁게, 고흐. 길고 끈질기게, 호쿠사이.

5:43진행자

답의 반쯤 왔습니다. 두 사람 다, 늦었다고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5:48진행자

둘째. 무엇을 공부합니까?

5:51고흐

일본 그림을 공부해 보면, 풀 한 포기를 공부하는 사람이 보이오.

재구성 · 요지 · 편지 686(1888.9) 「on voit un homme … il etudie un seul brin d'herbe」 — 특정 인물 아님

5:56고흐

그러다 모든 식물로, 풍경으로, 동물로, 사람으로 나아간다오.

재구성 · 요지 · 편지 686

6:01고흐

그 전부를 하기엔, 삶이 너무 짧소.

재구성 · 요지 · 편지 686

6:05호쿠사이

나는 73세에야, 새와 벌레의 뼈대와 풀이 나는 이치를 조금 깨달았소.

재구성 · 요지 · 발문

6:11진행자

셋째. 그럼, 끝은 어디입니까?

6:14호쿠사이

110살이면, 점 하나 획 하나가 살아 있는 듯하리다.

재구성 · 요지 · 발문 「生るがごとく」

6:19진행자

누가 늦었을까요? 여기서 제 생각을 하나 보태면, 남에게 보여 주는 목표에는 늦음이 있지만, 나를 들여다보는 길에는 늦음이 없다고 저는 봅니다.

③ 제 생각

6:30진행자

그런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비슷한 목록을 적었습니다. 풀과 나무에서 짐승까지.

6:38진행자

호쿠사이의 이 글은 1883년 프랑스의 한 책에 옮겨 실렸고, 고흐가 그 책을 보았을 수 있다고 편지판 학자들은 봅니다.

풀이 · 편지판 학자들 = 고흐 편지 전집(반 고흐 미술관 판)을 엮고 주석을 단 학자들

기록 · 공스 『L'Art japonais』(1883) · 해석 · 편지 620 주석

6:47진행자

짧고 길고, 뜨겁고 차가운 건 겉모습이었습니다.

6:52진행자

저는, 두 사람 다 지금 여기의 나를 붙잡고, 지난 것은 자유의지로 놓아주었다고 봅니다. 호쿠사이는 70세 전 그림을 볼 것 없다 했고, 고흐는 할 줄 아는 것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③ 제 생각 · 해석 · 기록: 발문 · 편지 528

7:06 · 늦게 배워도 — 과학

7:05진행자

과학은요? 2014년 한 연구는, 60에서 90살 어른들에게 석 달 동안 처음 해 보는 디지털 사진을 배우게 했습니다. 그쪽은 기억력이 좋아졌고, 같은 시간을 그냥 어울려 지낸 쪽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기록 · 파크 외 2014 『Psychological Science』 · 200여 명, 주 15시간+

7:19진행자

시간이 아니라, 처음 해 보는 어려운 배움이 달랐습니다.

해석

7:23진행자

호쿠사이는 73세에야 조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 셈이면, 여러분은 지금 몇 살쯤인가요? 접어 둔 것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들려주세요.

7:35 · 제 생각

7:35진행자

여기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정답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생각입니다.

③ 제 생각

7:39진행자

이 글을 다시 봅니다. 75세에,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쓴 사람. 끝이 없으니, 늦은 것도 이른 것도 없습니다. 그 「앞으로」도, 결국 매일 새로 맞는 지금입니다.

③ 제 생각

7:52진행자

그는 시기가 바뀔 무렵이면 흔히 지난 이름을 놓고 새로 시작했습니다. 끝없이 닦고, 때가 오면 집착 없이 놓는 것.

③ 제 생각

8:02진행자

그때를 정하는 것이 자유의지, 그것을 책임지는 것까지가 삶입니다.

풀이 · 자유의지 = 남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정하는 힘

③ 제 생각

8:07진행자

내려놓는 것도, 실패라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 자유의지로 정하고 책임지며, 남의 평가가 아닌 나만의 길을 간다면, 그 값은 나만이 압니다.

③ 제 생각

8:18진행자

이 두 그림을 다시 봅니다. 세상은, 서로 다른 조각이 만나 섞일 때 넓어집니다. 예술이란, 하나의 우주가 다른 우주를 만나 폭발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것.

③ 제 생각

8:31진행자

그 조합 속에서 나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 가고, 의지를 조금씩 만들어 가고, 나만의 우주를 더 풍부하게 하는 것. 저는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③ 제 생각

8:43진행자

고흐는 37세에 떠났지만, 800통이 넘는 편지와 그림을 남겼고, 130년 넘게 지나 지금 우리에게 닿았습니다. 몸의 DNA가 아니라, 정신의 DNA. 세종대왕이 글자로 남긴 것처럼 말입니다.

풀이 · DNA = 몸의 생김을 다음 세대로 전하는 설계도 · 정신의 DNA = 글·그림·목소리로 남아 전해지는 생각

③ 제 생각 · 기록 · 고흐가 쓴 편지 820통

8:57진행자

닿는 건 시간의 몫입니다. 내 몫은, 인생의 감상문 한 편을 쓰는 것. 모아 두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쓰는 한 편입니다.

③ 제 생각

9:06진행자

나는 우주의 일부이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우주입니다.

③ 제 생각

9:13 · 제 답 · 마지막 질문

9:12진행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 정말 늦은 걸까. 제 답은 이렇습니다. 나를 들여다보는 길에는, 늦은 사람이 없습니다. 있는 건, 오늘 다시 쓰는 지금뿐입니다.

③ 제 생각

9:24진행자

호쿠사이는 75세에도, 고흐는 늦게 시작하고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과학의 한 연구도, 늦게라도 디지털 사진처럼 처음 해 보는 어려운 걸 배우면, 기억력이 나아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9:38진행자

밥벌이는 밥벌이대로 해야 합니다. 다만 인생 전부를 밥벌이로만 살 필요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그 비율을 찾으려는 애씀이 곧 의미입니다. 그 애씀이, 날갯짓입니다.

③ 제 생각

9:50진행자

저는 이렇게 봅니다. 길은 끝이 없고, 걷는 사람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래서 늦음은 없지만, 날갯짓은 지금입니다.

③ 제 생각

10:00진행자

오늘 하나만 해 보세요. 접어 둔 그것을, 딱 한 줄, 한 획만 시작해 보기.

③ 제 생각

10:06진행자

늦었다는 말도, 결국 남의 시계로 잰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인정을 받아야만 사는 걸까요, 아니면 살아가기에, 인정도 기록도 남을 수 있는 걸까요?

원전과 연구

원전 14종 · 연구 3편 대조
  1. 기록 · 요지 / 재구성 · 요지늦게 시작했으니 두 배로 일해야: 고흐 편지 312(1883.2.11, 테오에게) · 비교적 늦게 시작, 몸이 버틸 시간을 이를테면 여섯 해에서 열 해쯤으로 어림: 371(1883.8.7 무렵, 테오에게) · 스물일곱에 다시 연필을 듦: 158(1880.9.24) · 고흐가 쓴 편지 820통(남은 903통 가운데) — vangoghletters.org(반 고흐 미술관·Huygens ING)
  2. 재구성 · 요지늘 아직 못 하는 것을 한다(할 수 있게 배우려고): 편지 528(1885.8.18 무렵, 친구 화가 안톤 판 라파르트에게)
  3. 기록 · 요지「이 파도는 발톱이다. 배가 그 속에 붙잡혀 있다」 — 테오의 말을 고흐가 옮김: 편지 676(1888.9.8, 아를) · 「큰 파도」를 두고 한 말로 보는 것은 편지 전집 주석 16의 추정
  4. 재구성 · 요지풀 한 포기를 공부하는 사람(특정 인물 아님) → 모든 식물·풍경·동물·사람, 그 전부를 하기엔 삶이 너무 짧음: 편지 686(1888.9.23~24 무렵, 테오에게)
  5. 기록 · 요지흰 옷, 노란 밀짚모자, 가시 돋친 호저처럼 짐을 잔뜩, 늘 먼지투성이: 편지 626(1888.6, 아를, 여동생 빌레민에게)
  6. 기록그해 겨울부터 거듭 흔들림, 1889.5.8 스스로 생레미 요양원에(병명은 단정하지 않음): 편지 760(1889.4.21) 주석 4 · 반 고흐 미술관
  7. 기록「별이 빛나는 밤」(1889.6): 창으로 본 새벽 풍경을 바탕으로 낮에 작업실에서, 아래 마을은 창에서 안 보임: MoMA 472.1941 · 편지 776·777
  8. 기록1853년 네덜란드 출생, 스물일곱에 화가가 되기로 함 · 생전 판매는 정확한 수는 몰라도 두어 점보다 많음: 반 고흐 미술관 FAQ · 1890년 1월 그만을 다룬 긴 평론: 알베르 오리에, 『메르퀴르 드 프랑스』 — 편지 845 주석 2
  9. 기록파리에서 일본 판화를 모으고 히로시게(1797년생)의 그림을 구도 그대로 따라 그림 · 줄기 색, 주황 띠와 일본 글자: 반 고흐 미술관 s0115V1962 설명
  10. 기록테두리 글자는 다른 판화에서 옮겨 온 실제 일본 글귀로, 매화 그림과는 상관없음: 반 고흐 미술관 s0115V1962 · The Art Newspaper (2025.8.1)
  11. 기록 / 해석발문은 1883년 루이 공스 『L'Art japonais』 1권에 프랑스어로 실림 · 고흐가 그 책을 보았을 수 있다는 견해: 편지 620 주석 6
  12. 기록1760년 에도(지금의 도쿄) 출생, 칠십 년 동안 화가(1779~1849):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 1849년에 떠나고 네 해 가까이 지나 1853년 고흐 출생
  13. 기록『호쿠사이 만화』 — 1814년 첫 편, 그림 교과서(絵手本), 화면은 5편(1816):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JIB82 · 스미다구
  14. 기록 · 요지여섯 살부터 베껴 그림 · 「七十年前画く所は実に取に足ものなし」 · 「七十三才にして稍禽獣虫魚の骨格草木の出生を悟し得たり」 · 「一百歳にして正に神妙ならん歟」 · 「生るがごとく」 · 서명 「画狂老人卍」 「七十五齢」(옛 셈법): 『부악백경』 초편 발문(1834) — 스미소니언 도서관 소장본 실물 판독(시마네 현립미술관 판독과 대조)
  15. 관찰 · 해석작은 파도 안에 또 작은 파도: Cartwright & Nakamura, Notes Rec. R. Soc. 63:119–135 (2009)
  16. 기록「큰 파도」(1830~32년 무렵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JP1847 표기): 후지산이 연작의 주인공, 배 세 척, 판목은 각수가 새김: 시카고 미술관 1952.343 · Korenberg, 「The making and evolution of Hokusai's Great Wave」(대영박물관, 2020)
  17. 기록프러시안 블루(일본 이름 베로아이): 1706년 무렵 베를린, 1747년 일본에 들어옴, 1829년 무렵 값싸져 퍼짐, 그의 판화에서 쪽빛과 섞여 쓰임: Heritage Science 8:62 (2020) · H. Smith (2005) · 동양문고 「Prussian Blue in East Asian Paintings」
  18. 기록 · 해석찍은 때와 바랜 정도에 따라 색이 다름 · 시카고 1952.343은 늦게 찍은 인쇄본, 구름은 복원 때 덧칠됐을 수 있음: Korenberg (2020)
  19. 기록시기가 바뀔 무렵이면 흔히 이름을 바꿈(春朗·宗理·北斎·戴斗·為一·画狂老人卍 등): 시마네 현립미술관 ·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20. 기록예순에서 아흔 살 어른 200여 명, 석 달, 주 15시간 넘게: Park 외, Psychological Science 25(1):103–112 (2014)

사진 출처

CC0: 「큰 파도」(늦게 찍은 인쇄본)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 「개풍쾌청」·히로시게 「오하시 아타케의 소나기」 The Cleveland Museum of Art · 히로시게 「가메이도 매화 정원」(같은 판화의 다른 인쇄본) Rijksmuseum, Amsterdam · 『호쿠사이 만화』 5편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부악백경』 초편 발문 Smithsonian Libraries

Public Domain: 「큰 파도」 Minneapolis Institute of Art, Bequest of Richard P. Gale · 「北斎仮宅之図」 国立国会図書館デジタルコレクション · 「별이 빛나는 밤」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꽃 피는 매화나무」·「빗속의 다리」(히로시게 모사)·「아몬드 꽃」·편지 속 「아를의 침실」 스케치·고흐 사진(1873) Van Gogh Museum, Amsterdam (Vincent van Gogh Foundation) · 「해바라기」 The National Gallery, London · 「고갱에게 바친 자화상」 Harvard Art Museums/Fogg Museum · 「자화상」(1889년 1월) The Courtauld, London · 「자화상」(1889년 9월) Musée d'Orsay,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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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탁자 위에 펼친 빈 공책에 연필 끝을 막 댄 손, 그 곁에 놓인 찻잔과 끈 달린 이름표

늦었다는 말도, 결국 남의 시계로 잰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인정을 받아야만 사는 걸까요, 아니면 살아가기에, 인정도 기록도 남을 수 있는 걸까요?

여러분은 어느 쪽? ① 짧고 뜨겁게 — 고흐 ② 길고 끈질기게 — 호쿠사이. 이유 한 줄과 함께 댓글로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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