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대국GREAT GAMES OF THOUGHT
한쪽은 벽난로와 유럽식 의자가 놓인 서재, 다른 쪽은 종과 석등이 보이는 옛 절집으로 이어진 방,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둔 빈 의자 두 개

생각의 대국 · 제3국  ·   ·  13분 46초  ·  원전 17종 · 연구 5편

욱하고 나서 늘 후회하는 이유

스피노자×원효

욱하고 나서 왜 늘 후회할까요? 화가 날 때 감정에 끌려가지 않는 법과, 심장을 느리게 하는 쉬운 방법 하나를 함께 봅니다.

대본과 원전 읽기
왼쪽은 턱을 괴고 앉은 검은 옷의 곱슬머리 남자, 오른쪽은 회색 승복을 입은 스님, 서재와 절집이 이어진 방에 두 사람이 나란히 보이는 장면

유튜브에서 보기 (13:46)

맞섬

스피노자와 원효, 두 사람

스피노자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스피노자

350년 전

350년 전 『윤리학』에 감정을 풀어 쓴 스피노자

자유롭다는 느낌은, 착각입니다.
재구성 · 『윤리학』 2부 정리 35 주석
원효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원효

617년 출생

해골물 이야기가 전해 오는 원효대사

착각이라 해도, 그걸 알아보는 것 또한 마음이오.
재구성 · 『대승기신론』 각·불각 · 원효 소

반전 → 본질

감정을 연구한 스피노자도 욱했고, 잠긴 문 하나가 그를 멈췄다

후회는 두 번째 화살이다. 원인을 알아보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역사 · 철학 · 과학

되짚기

역사

감정을 연구한 스피노자도 욱했고, 잠긴 문 하나가 그를 멈췄다

철학

후회는 두 번째 화살이다. 원인을 알아보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과학

화가 나면 심장이 먼저 뛰지만, 숨을 천천히 내쉬면 실제로 느려진다

읽기

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영상은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극입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대본 전문

105줄 · 챕터 12개 · 줄마다 근거

[기록] 문헌으로 확인된 것 · [요지] 원문을 줄여 옮긴 것 · [전승]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 [재구성] 기록을 바탕으로 지은 장면과 대사(대사의 내용은 원문에서) · [해석] 학자들의 해석 · [논쟁 중]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 화면 왼쪽 위의 ① 사실 · ② 해석 · ③ 제 생각은 이야기의 층위입니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는 [전승]만 표시합니다.

0:00 · 생각의 대국

0:06 · 1672년, 잠긴 문

0:06내레이터

1672년 8월, 네덜란드 헤이그. 이웃 나라들이 한꺼번에 쳐들어오자,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탓할 누군가를 찾았습니다.

0:14내레이터

그리고 성난 군중이, 나라를 이끌던 형제를 거리에서 죽였습니다.

0:19내레이터

그날 밤, 한 조용한 철학자가 벽보를 붙이러 나가려 했습니다. 쓰려던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야만인 중의 야만인. 이런 짓을 한 너희야말로 야만인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기록 · 라이프니츠의 메모

0:33집주인

나가시면 안 됩니다. 선생님도 죽어요.

재구성 · 라이프니츠의 메모

0:36내레이터

집주인은 문을 잠갔습니다. 사람의 감정을 연구한 철학자, 스피노자였습니다.

0:42진행자

욱해서 보낸 메시지, 1분 뒤에 지우려는데 이미 읽음이 떠 있던 적 있으시죠?

0:47진행자

욱하고 나서 늘 후회하는 이유. 오늘 그 답을, 350년 전 이 철학자에게서 찾아보겠습니다.

0:54진행자

끝까지 보시면 세 가지를 가져가십니다. 역사에서는, 황금시대의 네덜란드를 뒤흔든 군중의 분노. 철학에서는, 감정에 끌려가지 않는 법.

1:04진행자

과학에서는, 화가 났을 때 심장을 느리게 하는 쉬운 방법 하나.

1:17 · 스피노자는 어떤 사람이었나

1:17내레이터

163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당시 유럽에서 가장 자유롭고 부유한 도시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1:25내레이터

스피노자는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유대인 상인 집안의 아들이었습니다.

1:29내레이터

그런데 23살 되던 해, 유대 공동체는 그를 영원히 내쫓았습니다. 파문입니다. 왜 그랬는지, 문서에는 자세히 적혀 있지 않습니다.

풀이 · 파문 = 공동체에서 내쫓김

1:38내레이터

어느 날 밤에는 누군가 휘두른 칼에 찔릴 뻔했습니다. 그는 칼자국 난 외투를 버리지 않고 간직했다고 전합니다.

전승

1:46진행자

아마 잊지 않으려고 그랬을 겁니다. 사람이 얼마나 쉽게 욱하는지를요.

1:51내레이터

1673년,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교수 자리를 주겠다고 하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1:57스피노자

철학할 자유가 어디까지일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재구성 · 기록 · 요지 · 편지 48(1673)

2:00내레이터

그는 자리를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십수 년에 걸쳐 써 온 책을 마무리했습니다. 『윤리학』. 사람의 감정을, 수학 문제 풀듯 하나하나 풀어 쓴 책입니다.

2:11스피노자

사람의 감정을, 선과 면과 입체처럼 다뤄 보겠습니다.

재구성 · 기록 · 요지 · 『윤리학』 3부 서문

2:16 · 원효는 어떤 사람이었나

2:16내레이터

이번엔 천 년을 거슬러, 신라로 가 보겠습니다. 617년, 지금의 경북 경산에서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원효입니다.

기록 · 『삼국유사』

2:25내레이터

신라와 백제와 고구려가 서로 싸우던 시대. 스님이 된 원효는, 새로운 불교를 배우러 당나라로 떠나려 했습니다.

2:33내레이터

그 무렵 당나라에서는, 현장이라는 스님이 인도에서 가져온 경전들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외는 반야심경도, 그가 옮긴 것으로 전하는 경전입니다.

2:43내레이터

첫 번째 길은 고구려 땅에서 막혔습니다. 국경을 지키던 병사들이, 두 스님을 첩자로 여겨 붙잡았던 겁니다.

2:51내레이터

두 번째 길에도 친구 의상이 함께였습니다. 비 오는 밤, 두 사람은 굴에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2:58내레이터

목이 말랐던 원효는 어둠 속에서, 바가지에 고인 물을 달게 마셨습니다.

전승

3:02내레이터

아침에 눈을 떠 보니, 그곳은 오래된 무덤이었고, 그 물은 해골에 고인 물이었습니다. 전해 오는 이야기입니다.

전승

3:11원효

어젯밤엔 그리 달더니, 오늘은 역겹구나. 물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변했을 뿐이구나.

재구성 · 전승 · 『임간록』(1107) 등

3:17내레이터

원효는 그 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의상은 당나라로 떠났고, 원효는 신라에 남았습니다.

3:24내레이터

『삼국유사』에 따르면, 그 무렵인 무열왕 때 원효는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어 아들 설총을 얻었다고 합니다. 스님의 규칙을 스스로 깬 겁니다. 파계입니다.

풀이 · 파계 = 스님의 규칙을 깸

기록 · 설화 · 『삼국유사』

3:34내레이터

그리고 광대들이 쓰던 큰 박을 들고, 걸림 없음, 무애라 이름 붙였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며 온 마을을 다녔습니다.

풀이 · 무애 = 어디에도 걸리지 않음

3:43진행자

한 사람은 공동체에서 쫓겨났고, 한 사람은 스스로 틀을 깼습니다.

3:49 · 세 단어만 알면 된다

3:48진행자

오늘 이야기는 세 단어면 충분합니다.

3:51진행자

원인. 모든 일에는 앞선 이유가 있습니다. 공이 굴러가는 건, 누가 찼기 때문이죠.

풀이 · 원인 = 앞선 이유

3:58진행자

마음. 같은 물도, 마음에 따라 달기도 하고 역겹기도 합니다.

풀이 · 마음 = 같은 것도 다르게 비추는 거울

4:04진행자

그리고 찰나. 손가락 한 번 튕기는 것보다 짧은 순간입니다. 네, 방금 그 순간도 벌써 지나갔습니다.

풀이 · 찰나 = 아주 짧은 순간

4:13 · 던져진 돌

4:13내레이터

1674년, 스피노자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4:18스피노자

던져진 돌이 생각할 수 있다면, 스스로 원해서 날아간다고 믿을 겁니다.

재구성 · 기록 · 요지 · 편지 58(1674)

4:23진행자

우리가 욱할 때, 우리는 던지는 사람일까요, 던져진 돌일까요?

4:32 · 생각의 대국 · 스피노자 vs 원효

4:32진행자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두 사람이 남긴 글과 전해 오는 이야기로 짠, 가상의 대화입니다.

4:43스피노자

사람들은 자기가 자유롭다고 믿습니다.

재구성 · 『윤리학』 2부 정리 35 주석

4:46스피노자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지만, 왜 원하는지는 모르니까요.

재구성 · 『윤리학』 1부 부록

4:51진행자

밤 12시에 라면이 당기는 것처럼요. 먹고 싶은 건 확실한데, 왜인지는 모르죠.

4:57원효

그 물은 어젯밤엔 달았소. 아침엔 역겨웠지. 물은 한 방울도 변하지 않았는데.

재구성 · 전승 · 『임간록』(1107)

5:03원효

그러니 물이 변했소, 내 마음이 변했소?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 것이오.

재구성 · 『송고승전』(988) · 『임간록』(1107)

5:09진행자

잠깐, 우리 몸 이야기를 해 보죠. 화가 치밀면, 생각이 정리되기 전에 심장이 먼저 빨라집니다.

5:17진행자

그래서 말이 먼저 나가고, 후회는 나중에 옵니다.

5:25스피노자

화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재구성 · 『윤리학』 3부 서문

5:26스피노자

그 원인을 또렷이 알아보는 순간, 화는 더 이상 나를 끌고 다니지 못합니다.

재구성 · 『윤리학』 5부 정리 3·6

5:32진행자

화가 나면 속으로 한 번 물어보라는 거죠.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화가 났지? 그 질문 하나로, 끌려가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자리로 옮겨 앉습니다.

5:43스피노자

미움을 미움으로 갚으면, 미움은 더 커집니다. 사랑으로 갚으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재구성 · 『윤리학』 3부 정리 43

5:49원효

마음은 바다와 같소.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지만, 바닷물은 그대로요.

재구성 · 『대승기신론』 · 원효 소

5:58원효

선생과 나, 다투는 두 말도 한 바다의 두 파도요. 알아보는 것도 좋지. 허나 나는 붙잡지 않소.

재구성 · 원효의 화쟁·무애

6:04원효

붙잡지 않으니, 걸릴 것도 없지!

재구성 · 『삼국유사』 무애

6:07스피노자

적당히 즐기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일이지요.

재구성 · 『윤리학』 4부 정리 45 주석

6:11진행자

여러분도 지금 해 보세요.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하나만 들어 보세요. 고르셨나요?

6:18진행자

1983년의 한 실험에서는, 사람이 손목을 움직여야지 하고 알아차리기 약 0.3초 전에, 뇌가 이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해석은 지금도 논쟁 중입니다.

기록 · 해석은 논쟁 중

6:30스피노자

자유롭다는 느낌은, 착각입니다.

재구성 · 『윤리학』 2부 정리 35 주석

6:33원효

착각이라 해도, 그걸 알아보는 것 또한 마음이오.

재구성 · 『대승기신론』 각·불각 · 원효 소

6:38진행자

그런데 몸에는, 우리가 직접 손댈 수 있는 스위치가 하나 있습니다. 숨입니다.

6:44진행자

숨을 들이쉬면 심장이 조금 빨라지고, 천천히 내쉬면 실제로 느려집니다.

풀이 · 천천히 내쉬기 = 심장의 브레이크

6:51진행자

같이 해 볼까요? 운전 중이시라면, 눈은 꼭 뜨고 하세요. 4초 들이쉬고, 6초 내쉬어 보세요.

7:11 · 그 뒤의 이야기

7:11내레이터

1672년, 네덜란드는 네 나라에게 한꺼번에 공격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그해를 재앙의 해라고 부릅니다.

7:18내레이터

그 공포와 분노 속에서,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는 저물기 시작했다고 보는 역사가가 많습니다.

7:25진행자

한 사람의 욱함은 말 한마디로 끝나지만, 군중의 욱함은 나라를 흔듭니다.

7:30내레이터

스피노자는 5년 뒤, 44살에 폐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윤리학』은 그가 죽은 뒤에야 나왔고, 곧 금서가 됐습니다.

7:39내레이터

괴테는 젊은 날 『윤리학』을 읽고, 들끓던 마음이 가라앉았다고 훗날 썼습니다. 헤겔은, 철학을 하려면 먼저 스피노자를 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7:49내레이터

원효가 쓴 책은 중국 스님들도 즐겨 읽었습니다. 그리고 400여 년 뒤, 고려는 그를 나라의 스승, 국사로 올렸습니다.

7:58진행자

계율을 깬 스님이, 나라의 스승이 된 겁니다.

8:02 · 여러분의 생각

8:01진행자

욱하는 그 순간, 우리는 자유로울까요? 원인이 먼저라는 스피노자, 마음이 짓는다는 원효. 댓글로 남겨 주세요. 단, 욱해서 쓰지는 마시고요.

8:13진행자

여기까지가 사실과 학자들의 해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8:19 · 제 생각

8:18진행자

욱하고 나서 왜 늘 후회할까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후회는, 두 번째 화살입니다.

8:26진행자

석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나 첫 번째 화살은 맞는다. 그런데 보통 사람은, 거기에 두 번째 화살을 또 맞는다.

풀이 · 첫 번째 화살 = 피할 수 없는 아픔 · 두 번째 화살 = 거기 덧붙인 괴로움(욱한 말, 후회)

기록 · 요지 · 『상윳따 니까야』 36:6

8:36진행자

석가가 말한 괴로움, 고는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인생은 원래 뜻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라는 거죠.

풀이 · 고(苦) = 두카(dukkha): 뜻대로 되지 않음, 불만족

8:47진행자

그러니 첫 번째 화살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오는, 정상적인 일입니다.

8:54진행자

출근길에 누가 확 끼어듭니다. 심장이 쿵 하죠. 여기까지가 첫 번째 화살입니다. 이건 누구도 못 피합니다.

9:01진행자

그런데 경적을 울리고, 창문을 내리고, 그 사람 얼굴을 하루 종일 떠올립니다. 이건 우리가 스스로 쏜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입니다. 그리고 밤에 누워서, 네 번째 화살까지 쏘죠.

9:15진행자

스피노자도 『윤리학』에 이렇게 썼습니다. 후회하는 사람은, 두 번 비참하다.

기록 · 요지 · 『윤리학』 4부 정리 54

9:21진행자

스피노자는 알았습니다. 원인을 모르면 끌려가고, 원인을 알아보면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을.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법이지요.

9:31진행자

그런데 그 스피노자도, 1672년 그날 밤엔 욱했습니다. 그를 멈춘 건 철학책이 아니라, 잠긴 문 하나였습니다.

9:42진행자

두 사람 모두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기에, 아마도 파문당한 철학자와 파계한 스님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9:49진행자

화는 우리가 고르지 않습니다. 저절로 치밉니다. 하지만 치민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는, 우리가 고를 수 있습니다.

9:58진행자

화가 치밀고, 말이 튀어나가기 직전. 거기에 아주 짧은 틈이 있습니다.

10:05진행자

옛사람들은 아주 짧은 순간을 찰나라고 불렀습니다. 그 찰나에 멈추고, 숨 한 번 쉬면 됩니다.

10:12진행자

이 틈을 붙잡고 곱씹으면 괴롭고, 틈이 없는 척하면 화에 끌려갑니다.

10:18진행자

붙잡지도, 버리지도 말고, 그 틈에서 가볍게 노는 것. 그 찰나를 뛰어노는 것, 그게 자유의지입니다.

10:28진행자

그렇다면 AI는 어떨까요. AI에게 화를 내 보신 적 있나요? 지금의 AI는 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하죠.

10:39진행자

그럼 AI는 깨달은 걸까요? 석가는, 잘 배운 제자도 첫 번째 화살은 맞는다고 했습니다. 느끼고도 끌려가지 않는 것, 그게 깨달음입니다.

10:52진행자

몸이 있다고 다 욱하는 것도 아닙니다. 로봇 청소기는 벽에 백 번 부딪혀도 욱하지 않죠. 욱하려면, 잃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살아 있어야 합니다.

11:01진행자

그러니 욱하는 나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욱한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틈도, 살아 있는 우리에게만 있습니다.

11:12진행자

화를 참기만 하라는 건 아닙니다. 부당한 일엔 화내야죠. 분노를 경계한 스피노자도, 그날은 화가 났습니다.

11:20진행자

그럼 뛰어놀고 난 뒤의 뒷감당은 어떨까요?

11:23진행자

철학으로 보면, 내 행동도 다음 일의 원인이 됩니다. 스피노자의 생각이죠.

11:29진행자

역사로 보면, 원효는 계율을 깬 뒤 스스로 보통 사람이 되어 백성 곁에서 살았습니다.

11:35진행자

과학으로 보면, 뇌는 결과를 보고 다음 선택을 고칩니다. 후회는 그 신호입니다.

11:42진행자

뛰어논 자리에는 발자국이 남습니다. 그 발자국까지가, 뛰어논 사람의 몫입니다.

11:49진행자

그러니 오늘 욱하는 순간이 오면, 아까 같이 해 본 숨 한 번만 천천히 내쉬어 보세요. 심장이 먼저 알아듣습니다.

12:00 · 되짚기

11:59내레이터

역사. 감정을 연구한 스피노자도 욱했고, 잠긴 문 하나가 그를 멈췄습니다.

12:05내레이터

철학. 후회는 두 번째 화살입니다. 원인을 알아보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습니다.

12:11내레이터

과학. 화가 나면 심장이 먼저 뛰지만, 숨을 천천히 내쉬면 실제로 느려집니다.

12:18 · 마지막 질문과 저 언덕

12:18진행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피하고 싶은 두 번째 화살은, 무엇인가요?

12:28진행자

욱하는 순간이 오면, 숨 한 번. 그 숨 한 번이, 여러분의 잠긴 문입니다.

12:34진행자

화는 또 옵니다. 내일도, 모레도. 그때마다 숨 한 번. 첫 번째 화살은 맞더라도, 두 번째 화살은 쏘지 않는 겁니다.

12:45진행자

옛사람들은 깨달음을, 강 건너 저 언덕이라고 불렀습니다. 원효도 그 언덕을 찾아 바다를 건너려 했죠.

12:53진행자

그런데 답은, 해골 물을 마신 그 밤, 바로 그 순간에 있었습니다.

12:59내레이터

가자, 가자, 건너가자. 모두 함께 건너가자. 깨달음이여, 기뻐하라.

13:10진행자

저 언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 화살을 피할 때, 우리가 함께 건너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습니다.

원전과 연구

원전 17종 · 연구 5편 대조
  1. 기록1672년 8월 20일 헤이그, 드 비트 형제 살해 · 1672년 '재앙의 해'(프랑스·잉글랜드·뮌스터·쾰른의 공격) · Rijksmuseum · Rijksmuseum
  2. 기록스피노자가 그날 밤 "ultimi barbarorum(야만인 중의 야만인)" 벽보를 붙이러 나가려 했고 집주인이 집을 잠갔다는 이야기: 라이프니츠가 1676년 스피노자에게 직접 듣고 남긴 메모 · Internet Archive
  3. 기록1656년 암스테르담 유대 공동체의 파문(사유는 문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음) · SEP
  4. 기록 · 요지스피노자 편지 48(1673) · 편지 58(1674, 던져진 돌) · 『윤리학』(1675년 무렵 완성, 1677년 사후 출간): 1부 부록, 2부 정리 35 주석, 3부 서문, 3부 정리 43, 4부 정리 45 주석, 4부 정리 51 주석, 4부 정리 54("후회하는 사람은 두 번 비참하다"), 1부 정리 36, 5부 정리 3·6 · Project Gutenberg
  5. 전승칼에 찔릴 뻔한 일과 외투(피에르 벨 등 초기 전기) · Internet Archive
  6. 기록『삼국유사』 「원효불기」: 617년 출생, 광대의 큰 박과 무애 · 『삼국사기』 권46 설총전: 설총은 원효의 아들, 원효는 환속해 소성거사라 함 · 한국사DB
  7. 기록 · 설화『삼국유사』 「원효불기」가 향전(鄕傳)에서 옮긴 이야기: 무열왕(태종) 때 요석공주와의 인연, 설총 · 한국사DB
  8. 기록『삼국유사』 「의상전교」: 첫 유학길에 고구려 국경에서 첩자로 몰림(이 일의 연도는 적지 않음 · 650년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등이 잡은 해) · 한국사DB
  9. 기록『송고승전』(988) 권4 의상전: 두 번째 길의 흙 굴, 원효의 깨달음 "三界唯心 萬法唯識" (661년은 『삼국유사』 「의상전교」가 인용한 부석본비) · CBETA
  10. 전승해골물: 『송고승전』에는 무덤 굴 이야기만 있고,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신 대목은 『임간록』(1107) 등 후대 문헌에 나옵니다 · 위키문헌
  11. 기록『대승기신론』의 바다와 물결 비유 · 원효 『대승기신론소』 · 현장 역으로 전하는 반야심경(649) · 고려 숙종의 대성화쟁국사 추증(1101) · CBETA · 한국사DB
  12. 기록『상윳따 니까야』 36:6 「화살 경」: 누구나 첫 번째 화살(몸의 아픔)은 맞고, 보통 사람은 거기에 두 번째 화살(마음의 괴로움)을 또 맞는다 · Access to Insight
  13. 해석고(苦, 두카) = 뜻대로 되지 않음·불만족: 학자들의 일반적 풀이
  14. 기록괴테 『시와 진실』 3부 14권(1814) · 헤겔 『철학사 강의』 · Zeno.org
  15. 기록 · 해석은 논쟁 중리벳 외, Brain 106권(1983), 623~642쪽 · DOI
  16. 기록호흡성 동성 부정맥: 들숨에 심박이 조금 빨라지고 날숨에 느려짐(Yasuma·Hayano, Chest 125권 2호, 2004, 683~690쪽) · 분노 때 심박 증가(Kreibig, Biological Psychology 84권, 2010, 394~421쪽) · DOI
  17. 기록보상 예측 오차(슐츠 외, Science 275권, 1997) · 후회와 안와전두엽(코리첼리 외, Nature Neuroscience 8권, 2005) · DOI
  18. 기록찰나: 장사가 손가락 한 번 튕기는 동안 64찰나(『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36) · CBETA
  19. 해석네덜란드 황금시대가 1672년 무렵부터 저물기 시작했다는 역사가들의 견해
  20. 재구성집주인의 말과 원효의 해골물 대사는 위 기록·전승을 바탕으로 지은 대사입니다

틀린 곳을 찾으시면 영상 댓글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바로잡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

짧게 먼저

이 편에서 나온 쇼츠

낡은 나무 탁자 위에 내려놓은 활과 붉은 깃의 화살 한 대

마지막 질문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피하고 싶은 두 번째 화살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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