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대국GREAT GAMES OF THOUGHT
강물과 바위산을 뒤로 하고 강가 바위에 앉은 옛 중국 옷차림의 수염 난 남자, 오른쪽 끝으로 오래된 실험실의 기계와 책상이 이어져 보이는 장면

생각의 대국 · 제2국  ·   ·  13분 44초  ·  원전 7종 · 연구 2편

AI가 내 일을 다 해 주면, 나는 뭘 해야 할까?

장자×튜링

AI가 내 일을 다 해 주면, AI 시대에 나는 뭘 해야 할까요? 2,300년 전 장자에게서 그 답을 찾아봅니다.

대본과 원전 읽기
왼쪽은 강가 바위에 앉은 옛 중국 옷차림의 남자, 오른쪽은 칠판 앞 책상에 앉은 트위드 재킷의 남자, 두 사람이 나란히 보이는 장면

유튜브에서 보기 (13:44)

맞섬

장자와 튜링, 두 사람

장자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장자(장주)

약 2,300년 전

송나라에 옻나무 밭을 돌보던 말단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장주, 우리가 장자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언젠가 나는 꿈에 나비가 되었소. 훨훨 날며 즐거웠고, 내가 장주인 줄도 몰랐지.
재구성 · 『장자』 제물론(내편)
튜링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앨런 튜링

1912~1954년

에니그마를 푸는 기계 봄브를 설계하고 튜링 테스트를 제안한 앨런 튜링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저는 이 질문을 생각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재구성 · 기록, 튜링 1950 논문 첫 문장

역사 · 철학 · 과학

되짚기

역사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는 왜 15년 만에 무너졌나 · 1941년 블레츨리 파크와 에니그마 · 2016년 서울,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철학

장자의 나비 꿈과 물고기의 즐거움 · 튜링의 흉내 게임 · 소요유(쓸모없던 큰 박으로 띄우는 배)와 양생주(소 잡는 포정 이야기)

과학

생명의 진화는 유전자의 작은 복사 실수(돌연변이)에서 시작된다 · 건강한 심장은 기계처럼 똑같이 뛰지 않는다

읽기

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영상의 대화는 두 사람이 남긴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인물의 대사는 모두 원전에 실제로 있는 말에서 가져왔고(장자·혜시의 말은 『장자』, 외편·잡편은 장자 학파의 글 / 튜링의 말은 그의 논문), 화면 왼쪽 위에 출처를 적었습니다. 첫 장면의 해독원은 가상 인물입니다.

대본 전문

99줄 · 챕터 12개 · 줄마다 근거

[기록] 문헌으로 확인된 것 · [전승]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음) · [재구성] 남긴 글을 바탕으로 지은 대사 · [해석] 학자들의 해석 · [논쟁 중]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

0:00 · 생각의 대국

0:06 · 1941년, 또 날씨

0:05해독원

또 날씨예요.

재구성

0:08내레이터

대서양에서는 독일 잠수함이 영국으로 가는 배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가라앉혔습니다. 잠수함은 에니그마라는 암호 기계로 명령을 주고받았고, 너무 복잡해서 아무도 풀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기록

0:19내레이터

그런데 독일 암호병들은 매일 같은 시각, 거의 같은 형식으로 날씨 보고를 보냈습니다. 붙잡은 암호표에 이 뻔한 습관이 더해지자, 잠수함 암호가 본격적으로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기록

0:32진행자

아무리 좋은 자물쇠도, 예측할 수 있으면 열립니다.

0:36진행자

유튜브가 제가 다음에 볼 영상을 척척 맞힐 때, 조금 섬뜩하셨던 적 없나요? 제가 예측 가능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요.

0:46진행자

AI가 내 일을 다 해 주면, 그 다음 나는 뭘 해야 할까요? 오늘 그 답을, 2,300년 전 장자에게서 찾아보겠습니다.

0:54진행자

오늘 끝까지 보시면 세 가지를 가져가십니다. 역사에서는, 중국을 처음 통일한 나라가 15년 만에 망한 이유. 철학에서는, 나비 꿈 이야기가 AI에게 던지는 질문.

1:07진행자

과학에서는, 건강한 심장이 기계처럼 똑같이 뛰지 않는다는 뜻밖의 사실.

1:22 · 장자는 어떤 사람이었나

1:21내레이터

지금부터 약 2,300년 전, 중국은 7개 강국이 서로 싸우던 전국시대였습니다.

기록

1:27내레이터

서쪽의 진나라는 훗날 진시황이 중국을 처음 통일하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상앙이라는 사람을 내세워, 온 나라를 법으로 꽁꽁 묶었습니다.

기록

1:36내레이터

5집을 한 조로 묶어 서로 감시하게 하고, 전쟁에서 공을 세워야만 높은 자리를 줬습니다.

기록

1:42진행자

나라 전체가, 한 대의 정교한 기계처럼 돌아가기 시작한 겁니다.

1:46내레이터

같은 시대, 송나라에 옻나무 밭을 돌보던 말단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장주, 우리가 장자라고 부르는 사람입니다.

기록, 『사기』 등

1:55내레이터

그는 가난했습니다. 곡식을 꾸러 갔더니, 상대가 나중에 세금이 걷히면 큰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더랍니다. 장자는 이렇게 받아쳤습니다.

전승, 『장자』 외물(잡편·장자 학파의 글)

2:04장자

오는 길에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에서 붕어가 부르더군. 물 한 바가지만 달라고.

재구성 · 전승, 『장자』 외물(잡편·장자 학파의 글)

2:10장자

그래서 내가 말했지. 곧 남쪽 나라에 가서 강물을 끌어다 주마. 붕어가 화를 내더군.

재구성 · 전승, 『장자』 외물(잡편·장자 학파의 글)

2:16장자

그럴 거면 말린 생선 가게에서 날 찾으라고.

재구성 · 전승, 『장자』 외물(잡편·장자 학파의 글)

2:19진행자

지금 당장 필요한 한 바가지를, 나중의 큰 약속으로 때우지 말라는 거죠. 2,300년 전 사람인데, 말투가 참 요즘 사람 같습니다.

2:29내레이터

그런 그에게 초나라 왕이 사람을 보내, 지금으로 치면 총리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전합니다. 장자는 낚싯대를 든 채 이렇게 답했습니다.

전승

2:39장자

죽어서 사당에 모셔지는 거북보다,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끄는 거북이 되겠소.

재구성 · 전승, 『장자』 추수(외편·장자 학파의 글)

2:47내레이터

학자들은 장자를 노자와 함께, 억지로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는 삶을 말한 사상가로 봅니다. 이것을 무위자연이라고 합니다.

해석

2:56내레이터

장자의 말싸움 상대는 친구 혜시였습니다. 혜시가 죽은 뒤 장자는 그의 무덤을 지나며, 이제 더는 함께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전승, 『장자』 서무귀(잡편·장자 학파의 글)

3:06 · 튜링은 어떤 사람이었나

3:06내레이터

앨런 튜링. 1912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기록

3:09내레이터

1936년, 24살의 튜링은 종이 위에 상상의 기계를 하나 그립니다. 간단한 규칙 몇 개만 따라 기호를 읽고 쓰는 기계. 오늘날 모든 컴퓨터의 뿌리, 튜링 기계입니다.

기록

각주 — 논문은 1936년 5월 28일 런던 수학회에 접수(만 23세), 11월 학회 발표(만 24세). '뿌리'는 계산 이론의 바탕이라는 뜻의 해석입니다.

3:22내레이터

전쟁이 터지자 그는 블레츨리 파크에서, 에니그마 암호를 푸는 커다란 기계 봄브를 설계했습니다.

기록

3:29내레이터

괴짜였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로 출근했고, 아끼는 머그잔은 누가 가져갈까 봐 라디에이터에 쇠사슬로 묶어 뒀다고 합니다. 마라톤은 2시간 46분에 뛰었습니다.

전승, 호지스 전기(동료 회고) · 기록(마라톤, 1947)

3:41진행자

천재인데, 좀 귀엽습니다.

3:44내레이터

그리고 1950년, 그는 이런 첫 문장으로 논문을 시작합니다.

기록

3:49튜링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저는 이 질문을 생각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재구성 · 기록, 튜링 1950 논문 첫 문장

3:54내레이터

학자들은 튜링을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해석

3:57내레이터

그가 제안한 시험, 튜링 테스트는 지금도 AI가 얼마나 사람 같은지 재는 잣대로 쓰입니다. 흉내만 잘 내면 생각하는 거냐는 반론도 여전합니다.

해석, 논쟁 중

4:08진행자

한 사람은 높은 자리를 마다하고 낚시를 했다고 전하고, 한 사람은 규칙의 기계로 전쟁을 끝내려 했습니다.

4:17 · 세 단어만 알면 된다

4:16진행자

오늘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세 단어면 충분합니다.

4:20진행자

작동한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늘 같은 캔이 나오지요. 규칙대로 움직이는 것, 그게 작동입니다.

4:28진행자

생각한다. 정해진 대로가 아니라, 스스로 따져 보는 것입니다.

4:33진행자

그리고 살아 있다. AI는 지금, 이 계단의 몇 번째 칸에 서 있을까요?

4:41 · 다리 위의 물음

4:41장자

피라미가 한가롭게 노니는군. 저게 물고기의 즐거움이야.

재구성 · 전승, 『장자』 추수(외편·장자 학파의 글)

4:46혜시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물고기가 즐거운지 어찌 아나?

재구성 · 전승, 『장자』 추수(외편·장자 학파의 글)

4:50장자

자네는 내가 아닌데,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르는지 어찌 아나?

재구성 · 전승, 『장자』 추수(외편·장자 학파의 글)

5:02진행자

2,300년 전 다리 위의 이 물음을, 이제 우리는 매일 AI에게 묻고 있습니다.

5:11 · 생각의 대국 · 장자 vs 튜링

5:10진행자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두 사람이 남긴 글로 짠 가상의 대화입니다.

5:20튜링

사람이 계산하는 과정을, 아주 작은 규칙으로 쪼개 보십시오.

재구성 · 튜링 1936 논문 §9

5:25튜링

쪼갤 수만 있다면, 기계도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재구성 · 튜링 1936 논문 §9

5:32장자

포정이라는, 소 잡는 사람 이야기를 하지. 처음엔 소밖에 안 보였다더군.

재구성 · 『장자』 양생주(내편)

5:38장자

몇 해가 지나자,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소를 만났다고.

재구성 · 『장자』 양생주(내편)

5:43장자

칼은 뼈와 살 사이 틈으로 저절로 갔고, 19년을 써도 칼날이 새것 같았다지.

재구성 · 『장자』 양생주(내편)

5:51튜링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따지기엔 너무 흐릿합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1·§6

5:56튜링

그러니 놀이로 바꿉시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1

5:58튜링

다른 방의 상대와 글로만 대화해서, 사람인지 기계인지 맞히는 놀이.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1·§2

6:02튜링

흉내 게임입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1

6:07장자

내 벗 혜시도 그렇게 물었지.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아느냐고.

재구성 · 『장자』 추수(외편·장자 학파의 글)

6:13튜링

극단까지 밀고 가면, 남이 생각하는지 알 길은 그 사람이 되는 것뿐이죠.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6(4)

6:17튜링

그래서 모두가 생각한다는 예의 바른 약속을 하고 사는 겁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6(4)

6:25진행자

하나는 2,300년 전 사람이 쓴 글, 하나는 이 영상을 위해 AI가 쓴 글입니다. 어느 쪽이 사람일까요?

6:36진행자

사람이 쓴 건 A, 장자입니다. B는 AI가 썼습니다. 헷갈리셨다면, 튜링의 질문이 이미 여러분 앞에 와 있는 겁니다.

6:46장자

언젠가 나는 꿈에 나비가 되었소. 훨훨 날며 즐거웠고, 내가 장주인 줄도 몰랐지.

재구성 · 『장자』 제물론(내편)

6:52장자

문득 깨어 보니, 틀림없는 장주였소.

재구성 · 『장자』 제물론(내편)

6:57장자

장주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장주 꿈을 꾸는 것인가.

재구성 · 『장자』 제물론(내편)

7:04튜링

의식에 아무 신비가 없다고, 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6(4)

7:10진행자

잠깐. 요즘은 과학자들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사실 컴퓨터 속 게임 같은 가상 세계일 수 있는지 진지하게 묻습니다. 나비의 꿈이,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7:22튜링

러브레이스 부인은, 기계는 시킨 일만 할 뿐 새것은 못 만든다고 했지요.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6(6)

7:27튜링

그런데 기계는, 저를 아주 자주 놀라게 합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6(6)

7:31튜링

배우는 기계를 만든다면, 우연을 조금 섞는 편이 현명할 겁니다.

재구성 · 튜링 1950 논문 §7

7:40장자

혜시가 투덜대더군. 왕이 준 박씨를 심었더니 박이 너무 커서,

재구성 · 『장자』 소요유(내편)

7:46장자

물을 담자니 무겁고 바가지로 쓰자니 커서 그냥 부숴 버렸다고.

재구성 · 『장자』 소요유(내편)

7:51장자

그걸로 큰 배를 만들어 강에 띄울 생각은 왜 못 했나.

재구성 · 『장자』 소요유(내편)

8:00 · 그 뒤의 이야기

7:59내레이터

규칙의 나라 진나라는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했습니다. 그리고 겨우 15년 만에 망했습니다.

기록

8:07진행자

법이 너무 가혹해서라고 보는 역사가가 많습니다.

해석

8:11내레이터

에니그마에는 이상한 약점이 있었습니다. 어떤 글자도 자기 자신으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 튜링과 동료들은 이 빈틈과 암호병들의 뻔한 습관을 파고들었습니다.

기록

8:23내레이터

이 모든 일은 1970년대까지 비밀이었습니다. 그래서 튜링은 살아서 그 공을 세상에 알릴 수 없었습니다. 1952년에는, 동성애를 죄로 보던 당시 영국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기록

8:37내레이터

1954년 6월, 41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식 판정은 자살이었지만, 사고였을 가능성을 말하는 연구자도 있습니다.

기록 · 논쟁 중

8:45내레이터

2013년 영국 여왕은 그를 사면했고, 2021년에는 그의 얼굴이 50파운드 지폐에 새겨졌습니다.

기록

8:53내레이터

그리고 2016년 3월, 서울. 구글이 만든 바둑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두 번째 경기, 알파고의 37번째 수는 알파고조차 사람이라면 만 번에 한 번 둘 거라고 본 수였습니다.

기록

9:08내레이터

네 번째 경기, 이세돌의 78번째 수. 알파고가 예측하지 못한 이 수로, 사람은 단 한 경기를 이겼습니다.

기록

9:16진행자

기계가 예측하지 못한 수, 그리고 사람이 예측하지 못한 수.

9:23 · 여러분의 생각

9:23진행자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전에, 여러분의 생각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9:31진행자

정답은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사실과 학자들의 해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9:38 · 제 생각: 완벽해진 다음은?

9:38진행자

회사에서는 AI가 보고서 초안을 쓰고, 집에서는 알고리즘이 오늘 저녁 볼 것을 골라 주지요.

9:43진행자

AI도 불완전해서 계속 배웁니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완벽해지고 있지요. 우리도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일을 해내려고 달립니다. 그런데 다 해내고 나면, 그 다음은 뭘까요?

10:00진행자

제 답은 이렇습니다. 완벽해진 다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진화입니다.

10:07진행자

생명이 그랬습니다. 유전자는 자신을 거의 완벽하게 복사하지만, 아주 가끔 틀립니다. 그 작은 실수들이 오랜 세월 자연에 걸러지며 쌓여, 새로운 생명이 됩니다. 진화입니다.

10:21진행자

반대로 법으로 꽁꽁 묶인 진나라는, 통일 15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서, 스스로를 찾고 또 배웁니다.

10:36진행자

몸도 그렇습니다. 건강한 심장은 기계처럼 똑같이 뛰지 않습니다. 박동이 조금씩 흔들리고, 이 흔들림이 사라지면 의사들은 병의 신호로 봅니다.

기록(연구)

10:46진행자

AI가 쓸모 있는 일을 점점 더 많이 해 주는 시대. 우리는 더 쓸모 있어지려고 애쓰기보다, 인생사 한 편의 연극이니 재밌게 놀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무위자연.

10:59진행자

2,300년 전 장자는 이미 알았습니다. 쓸모를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노니는 것. 너무 커서 쓸모없던 박으로, 강에 배를 띄우라고 했던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11:11장자

그걸로 큰 배를 만들어 강에 띄울 생각은 왜 못 했나.

재구성, 『장자』 소요유(내편)

11:15진행자

그럼 밥은요? 하기 싫은 일도, 돈 때문에 해야 하잖아요. 장자도 옻나무 밭을 지키던 말단 공무원이었고, 곡식을 꾸러 갈 만큼 가난했다고 전합니다.

11:27진행자

철학이 월급을 대신 주지는 않습니다. 해야 하는 일은 무대입니다. 그 위에서 하루에 한 번, 내가 고른 작은 흔들림을 넣는 것. 소 잡는 포정도, 그렇게 자기 일 안에서 노닐었습니다.

11:43진행자

저는 AI가 뻔하게 반복되는 일부터 가져간다고 봅니다. 그러면 남는 건,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돕는 일이겠지요. 그 일이 돈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11:56진행자

그래서 권하고 싶습니다. 역사와 철학, 과학, 그리고 문학을 한번 공부해 보면 어떨까요?

12:02진행자

살아야 하는 이유를, 그 의지를 여러분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세요. 새로운 실수를 하고, 또 배우면서. 인공지능이 대신 줄 수 없는 것을 찾아서.

12:14진행자

그 공부를, 생각의 대국이 쉽고 재밌게 함께하겠습니다. 잠들어 있지 않고, 서로의 정신을 깨우면서요.

12:21진행자

그리고 오늘부터, 몸을 챙기고, 스트레스는 덜 받고, 안 가 본 길로 한번 걸어 보세요.

12:27진행자

내일의 큰 약속만 보고 살기보다, 오늘 내가 살아 있음을 보고 사는 것. 붕어에게 필요했던 것도, 지금 이 한 바가지였습니다.

12:38진행자

그렇게 쌓인 오늘 하나하나가, 나를 만드는 이야기가 됩니다.

12:44 · 되짚기

12:44내레이터

역사. 법으로 꽁꽁 묶은 진나라는, 통일 15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12:49내레이터

철학. 무엇이 생각하고 무엇이 살아 있는지, 겉만 봐서는 다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쓸모만 따지지 말고, 즐겁게 노닐 줄도 알아야 합니다.

13:00내레이터

과학. 건강한 심장은 똑같이 뛰지 않고, 진화는 작은 복사 실수에서 시작됩니다.

13:12 · 마지막 질문

13:11진행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AI가 여러분의 일을 다 해 주는 날,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실 건가요?

원전과 연구

원전 7종 · 연구 2편 대조
  1. 기록사마천, 『사기』 권63 — 장자(이름 장주), 몽 땅의 칠원리(옻나무 밭을 맡은 관리). 몽을 송나라 땅으로 보는 것은 유향 『별록』 등 · 위키문헌
  2. 기록『장자』 내편 — 소요유(너무 큰 박) · 양생주(포정) · 제물론(나비 꿈) · 위키문헌
  3. 전승『장자』 외편 — 추수(다리 위 물고기 문답 · 초나라의 재상 제안과 거북, 재상 제안은 『사기』 권63에도) / 잡편 — 외물(곡식을 꾸러 간 장자와 수레바퀴 자국 속 붕어) · 서무귀(혜시의 무덤) — 외편·잡편은 장자 학파의 글로 보는 견해가 많음 · 위키문헌
  4. 기록『사기』 권68 「상군열전」 — 상앙의 변법(다섯 집 연좌, 군공에 따른 작위) · 권6 「진시황본기」 — 진나라의 통일(기원전 221)과 멸망(기원전 206) · [해석] 멸망 원인을 가혹한 법에서 찾는 견해(가의 「과진론」 이래) · 위키문헌
  5. 기록앨런 튜링, 「계산 가능한 수에 관하여」(1936, 9절) · 「계산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Mind, 1950 — 1절 흉내 게임, 6절 (4) 예의 바른 약속·의식의 신비, 6절 (6) 러브레이스의 반론과 '기계는 나를 아주 자주 놀라게 한다', 7절 배우는 기계와 우연) · DOI
  6. 기록에이다 러브레이스(1815~1852), 배비지의 해석 기관에 관한 주석(1843): '해석 기관은 무엇을 새로 만들어 낸다고 내세우지 않는다. 우리가 시킬 줄 아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튜링 1950 인용) · Internet Archive
  7. 기록에니그마를 처음 푼 것은 1932년 폴란드 암호국(마리안 레예프스키). 1941년 U보트 암호는 영국 해군이 붙잡은 암호표(기상선 뮌헨호·U-110·기상선 라우엔부르크호)에, 정해진 시각·형식으로 나가던 날씨 보고 같은 전문이 더해져 본격적으로 풀림. 봄브는 튜링이 설계(1939~1940)하고 웰치먼이 개량 · TNMOC · ethw.org · bletchleypark.org.uk
  8. 전승방독면 쓰고 자전거 출근, 머그잔 쇠사슬 일화 — 동료 회고(앤드루 호지스,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김희주·한지원 옮김, 동아시아, 2015) · [기록] 마라톤 2시간 46분(1947) · 알라딘 · turing.org.uk
  9. 기록1946년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으나 전시 공적의 내용은 1970년대까지 비밀 · 판결(1952)과 죽음(1954, 공식 판정 자살, 사고설은 [논쟁 중]) · 사후 사면(2013) · 50파운드 지폐(2021) · turing.org.uk · gov.uk · bankofengland.co.uk
  10. 기록2016년 3월 서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다섯 경기(두 번째 경기 알파고의 37번째 수, 네 번째 경기 이세돌 9단의 78번째 수 — 딥마인드 발표) · Google DeepMind
  11. 기록 · 연구돌연변이(유전자 복사 실수)는 진화의 원재료이고 자연선택 등이 함께 작용 · 심박 변이 감소와 건강(유럽심장학회·북미심박학회 태스크포스, 1996) · DOI · evolution.berkeley.edu
  12. 논쟁 중시뮬레이션 가설(닉 보스트롬, 2003) · DOI
  13. 안내영상 속 'B' 문장은 이 영상을 위해 AI가 쓴 글입니다 · 'A' 문장은 『장자』 제물론(내편) 나비 꿈 구절(昔者莊周夢為胡蝶…不知周也)의 우리말 옮김입니다 · 위키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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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먼저

이 편에서 나온 쇼츠

수레바퀴 자국이 난 흙길에 쪼그려 앉아, 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 붕어를 내려다보는 옛 옷차림의 남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AI가 여러분의 일을 다 해 주는 날,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계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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