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대국GREAT GAMES OF THOUGHT
밝은 창가의 빈 방, 붉은 방석을 얹은 접이식 나무 의자와 꽃무늬 천을 씌운 유럽식 안락의자 사이 낮은 탁자에 붓과 깃펜이 꽂혀 있는 모습

생각의 대국 · 제5국  ·   ·  11분 12초  ·  원전 9종 · 연구 2편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

세종대왕×라이프니츠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약 580년 전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약 320년 전 라이프니츠에게서 그 답을 찾아봅니다.

대본과 원전 읽기
한쪽 창으로 궁궐 지붕과 산이, 다른 쪽 창으로 유럽 도시가 보이는 방에서 탁자에 함께 앉은 붉은 용포에 익선관을 쓴 임금과 긴 곱슬머리 가발을 쓴 남자

유튜브에서 보기 (11:12)

맞섬

세종대왕과 라이프니츠, 두 사람

세종대왕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세종대왕

1397~1450년

소리를 적는 스물여덟 자를 만든 세종대왕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들었다.
재구성 · 요지 · 『훈민정음』 어제 서문(1446 책)
라이프니츠 — 상상으로 그린 모습상상으로 그린 모습

사람의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는 기호를 꿈꾼 라이프니츠

생각을 기호로 적으면, 틀린 곳이 한눈에 보일 것이오.
재구성 · 요지 · 「발견의 기술」(1685)

반전 → 본질

겨루기보다는, 서로의 글자를 구경하는 자리입니다.

라이프니츠는 생각을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세종은 사람의 말을 적는 글자를 만들었다

역사 · 철학 · 과학

되짚기

역사

세종은 제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을 딱하게 여겨 소리를 적는 글자를 만들었고, 몇 해 뒤엔 그 글자로 정승을 꾸짖는 글이 벽에 쓰였다

철학

라이프니츠는 생각을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세종은 사람의 말을 적는 글자를 만들었다

과학

글을 배우면 어른이 되어서도 보는 뇌가 바뀐다

읽기

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영상은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극입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세종대왕 1450년 사망, 라이프니츠 1646년 출생).

대본 전문

82줄 · 챕터 12개 · 줄마다 근거

[기록] 문헌으로 확인된 것 · [요지] 원문을 줄여 옮긴 것 · [전승]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 [재구성] 기록을 바탕으로 지은 장면과 대사(대사의 내용은 원문에서) · [해석] 학자들 또는 진행자의 해석 · [계산] 연도 차이를 셈한 것 화면 왼쪽 위의 ① 사실 · ② 해석 · ③ 제 생각은 이야기의 층위입니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는 [전승]을 함께 표시합니다. 실록의 날짜는 음력입니다.

0:00 ·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0:00진행자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0:03진행자

하고 싶은 말은 분명히 있는데, 썼다 지웠다만 하다가 끝내 못 보낸 적. 있으시죠?

0:09진행자

말로는 쉬운데, 글로 옮기면 내 말 같지 않던 그 느낌도요.

0:14진행자

조금 뒤에, 새로운 글자가 나오고 몇 해 만에 누군가 벽에 써 놓은, 정승을 꾸짖는 한 줄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0:25 · 1444년, 상소 한 통

0:24내레이터

1444년 음력 2월, 조선의 궁궐.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이, 임금이 새로 만든 글자 언문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립니다.

풀이 · 상소 =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 · 언문 = 그때 한글을 흔히 부르던 이름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음력)

0:33내레이터

세종은 그들을 불러 따져 물었고, 일곱 명을 의금부에 가뒀다가, 이튿날 풀어 주라고 명했습니다. 다만 정창손은 벼슬에서 물러나게 했고, 김문은 따로 죄를 물었습니다.

풀이 · 의금부 = 임금의 명으로 죄를 묻던 관청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음력)

0:44진행자

상소는, 소리를 적어 글자를 합치는 방식이 옛것에 모두 어긋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글자였던 거죠.

기록 · 상소 제1조 "用音合字, 盡反於古" · 해석 · 진행자

0:52진행자

그로부터 약 200년 뒤 유럽에서 태어난 한 천재도, 사람의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는 기호를 꿈꿉니다.

1:05 · 세종은 어떤 사람이었나

1:05내레이터

1397년에 태어나, 1418년 왕위에 오른 조선의 네 번째 임금, 세종.

① 사실 · 기록

1:12내레이터

1432년, 그는 큰 죄를 다루는 법 조항만이라도 이두로 옮겨 백성에게 알리자고 했습니다. 못된 백성이 법을 알면 농간을 부릴 거라는 반대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풀이 · 이두 = 한자를 빌려 우리말을 적던 방법

① 사실 · 기록 · 요지 · 『세종실록』 58권, 세종 14년 11월 7일(음력)

1:24세종대왕

백성이 법을 모르게 해 놓고 벌주면, 속임수에 가깝지 않겠느냐.

풀이 · 원문은 '조사모삼(朝四暮三)의 술책' = 흔히 말하는 조삼모사, 눈속임

재구성 · 요지 · 『세종실록』(1432)

1:30 · 라이프니츠는 어떤 사람이었나

1:30내레이터

1646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난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① 사실 · 기록

1:35내레이터

1666년에 낸 책에서, 그는 복잡한 생각을 단순한 생각들의 조합으로 풀어 보려 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조합술에 관하여』(1666)

1:41내레이터

1673년엔 계산기 모형을 들고 런던 왕립학회에 갔고, 뉴턴과 따로 미적분을 만들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1:49내레이터

그가 오래 붙든 꿈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는 기호. 보편 기호입니다.

풀이 · 보편 기호 =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으려던 기호(라틴어 characteristica universalis)

① 사실

1:57 · 세 단어만 알면 된다

1:56진행자

오늘 이야기는 세 단어면 충분합니다.

2:00진행자

뜻글자. 한자처럼, 소리 대신 뜻을 적는 글자입니다.

풀이 · 뜻글자 = 뜻을 적는 글자(한자)

2:05진행자

소리글자. 한글처럼, 말소리를 적는 글자입니다.

풀이 · 소리글자 = 소리를 적는 글자(한글·알파벳)

2:09진행자

그리고 이진법. 0과 1, 두 글자만으로 모든 수를 적는 방법입니다.

풀이 · 이진법 = 0과 1로 수를 적는 법

2:16 · 생각의 대국 · 세종과 라이프니츠

2:15진행자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세종이 세상을 떠나고 196년 뒤에, 라이프니츠가 태어났죠. 지금부터는 두 사람이 남긴 글로 짠, 가상의 만남입니다. 겨루기보다는, 서로의 글자를 구경하는 자리입니다.

2:33라이프니츠

언어는, 사람 마음을 비추는 가장 좋은 거울이오.

재구성 · 인용 · 『신인간지성론』(1704 무렵 씀)

2:37세종대왕

우리 나랏말은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는다.

재구성 · 요지 · 『훈민정음』 어제 서문(1446 책)

2:42세종대왕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이가 많다.

재구성 · 요지 · 『훈민정음』 어제 서문(1446 책)

2:48라이프니츠

한자는 우리 알파벳과 같은 일을 하지만, 한없이 다르지요.

재구성 · 요지 · 『신인간지성론』(1704 무렵 씀)

2:52라이프니츠

마치 듣지 못하는 사람이 만든 글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오.

재구성 · 요지 · 『신인간지성론』(1704 무렵 씀)

2:56진행자

소리가 아니라, 뜻을 눈으로 적는 글자라는 말이죠.

해석 · 진행자

3:01세종대왕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들었다.

재구성 · 요지 · 『훈민정음』 어제 서문(1446 책)

3:05세종대왕

사람들이 쉽게 익혀, 날마다 쓰게 하려는 것뿐이다.

재구성 · 요지 · 『훈민정음』 어제 서문(1446 책)

3:09세종대왕

이 글자는 어금닛소리니, '군' 자의 첫소리와 같다.

재구성 · 인용 · 『훈민정음』 예의(1446 책)

3:14내레이터

『훈민정음』 해례는 이렇게 풀었습니다.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기본 자음은 소리 내는 혀와 입과 이와 목구멍을, 기본 모음 셋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떴다고요.

① 사실 · 기록 · 『훈민정음』 해례 제자해(1446)

3:27세종대왕

무릇 글자는 반드시 어울려야, 소리를 이룬다.

재구성 · 인용 · 『훈민정음』 예의(1446 책)

3:31내레이터

정인지는 서문에 썼습니다. 스물여덟 자를 바꿔 가며 끝없이 쓸 수 있고, 바람 소리, 학 울음, 닭 울음, 개 짖는 소리까지 적을 수 있다고요.

① 사실 · 기록 · 정인지의 주장 · 『세종실록』 113권, 세종 28년 9월 29일(음력)

3:41라이프니츠

말 대신 작은 그림을 쓰면, 한자보다 나은 글자를 들일 수도 있을 것이오.

재구성 · 요지 · 『신인간지성론』 4권 6장(1704 무렵 씀)

3:46라이프니츠

생각을 기호로 적으면, 틀린 곳이 한눈에 보일 것이오.

재구성 · 요지 · 「발견의 기술」(1685)

3:50라이프니츠

다툼이 생기면, 펜을 들고 서로 말하면 되오. 계산해 봅시다!

재구성 · 인용 · 보편 기호 단편(1680년대)

3:55진행자

말다툼을 계산으로 끝내자는 겁니다. 집안싸움에도 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4:03라이프니츠

나는 0과 1, 두 글자만으로 모든 수를 적는다오.

재구성 · 요지 · 「이진 산술 설명」(1703)

4:09내레이터

1701년, 베이징의 선교사 부베가 그에게 괘 그림을 보냈습니다. 전설의 임금 복희가 그렸다고 전하는 그림이죠. 이어진 선을 1로, 끊긴 선을 0으로 읽으면, 이진법과 맞아떨어졌습니다.

① 기록과 전승 · 기록 · 부베의 편지(1701) · 라이프니츠 논문(1703) · 전승 · 복희

4:22라이프니츠

0과 1이, 복희의 옛 그림의 뜻을 풀어 준다오.

재구성 · 인용 · 「이진 산술 설명」(1703) · 복희는 전승

4:26진행자

한 사람은 음양의 그림에서 0과 1을 읽었고, 해례는 같은 음양과 하늘·땅·사람으로 글자를 풀었습니다. 같은 동양의 생각에서, 한 사람은 계산을, 한 사람은 사람의 말을 본 셈이죠.

기록 · 제자해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 해석 · 진행자

4:41세종대왕

지금의 언문도, 백성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다.

재구성 · 요지 · 『세종실록』(1444)

4:45라이프니츠

말뜻을 정확히 살피면, 사람 생각의 움직임을 무엇보다 잘 알 수 있다오.

재구성 · 요지 · 『신인간지성론』(1704 무렵 씀)

4:50진행자

한 사람은 뜻을 적어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한 사람은 소리를 적는 사람의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둘 다 세상을 적을 언어를 꿈꿨지만, 길이 달랐던 거죠.

해석 · 진행자

5:04 · 그 뒤의 이야기

5:03내레이터

1446년 음력 9월, 책 『훈민정음』이 완성됩니다. 10월 9일 한글날은, 이 책 끝에 적힌 '9월 상순'을 양력으로 바꿔 정한 날입니다.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13권 · 국립한글박물관

5:13내레이터

1449년의 실록에는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누군가 언문으로 벽에 썼다고요. 하 정승아, 또 공사를 망령되게 하지 말라.

풀이 · 정승 = 지금의 총리급 벼슬 · 공사 = 나랏일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26권, 세종 31년 10월 5일(음력) 사관 평 · 쓴 때는 기록에 없음

5:24내레이터

1504년, 연산군은 자신을 비방하는 언문 투서가 나오자, 언문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말라고 명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연산군일기』 54권, 연산군 10년 7월 19·20일(음력)

5:31진행자

말소리를 적는 쉬운 글자로, 정승도 임금도 꾸짖는 글이 쓰인 겁니다. 세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던 거죠.

해석 · 진행자

5:39내레이터

글자도 바뀌어 왔습니다. 처음 스물여덟 자 가운데 넷은 지금 쓰지 않고, 1933년 맞춤법 통일안은 소리가 사라진 아래아를 뺐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조선어학회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

5:50내레이터

라이프니츠의 보편 기호는, 1716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끝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5:57진행자

다만 학자들은 그의 계산하는 기호와 0과 1을, 오늘날 컴퓨터로 이어지는 먼 뿌리 가운데 하나로 봅니다.

해석 · 학자

6:07 · 글을 배우면, 보는 뇌가 바뀐다

6:06내레이터

2010년, 프랑스 신경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앤 연구팀이, 글을 모르는 사람부터 어려서 배운 사람까지, 포르투갈과 브라질 어른 63명의 뇌를 찍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Dehaene 외, Science 330(2010)

6:17내레이터

글을 아는 사람은, 글자를 볼 때 왼쪽 뇌 뒤쪽의 한 자리가 더 세게 반응했습니다. 대신 같은 자리에서 얼굴에 대한 반응은 조금 줄었고요.

① 사실

6:26내레이터

눈으로 본 것을 처음 받는 시각 피질도,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 글을 배운 사람에게도 나타났습니다.

풀이 · 시각 피질 = 눈으로 본 것을 처리하는 뇌

① 사실

6:36진행자

드앤 연구팀은 이것을, 수천 년밖에 안 된 발명인 글이 원래 사물을 알아보던 뇌 자리를 빌려 쓰는 것으로 봅니다.

해석 · 드앤·코엔의 '뉴런 재활용' 가설(Neuron, 2007)

6:44진행자

글자는 종이 위에만 있는 게 아니라, 배운 사람의 뇌에도 자리를 잡는 셈이죠.

해석 · 진행자

6:52내레이터

물리학자의 글도 있습니다. 양자역학을 세운 사람 가운데 하나인 닐스 보어는 1949년에, 실험이란 우리가 한 일과 알게 된 것을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썼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요지 · 보어 「아인슈타인과의 토론」(1949) 209쪽

7:03내레이터

그래서 고전 물리학의 용어를 써서, 모호하지 않은 말로 적어야 한다고요.

① 사실 · 기록 · 요지 · 보어 「아인슈타인과의 토론」(1949) 209쪽

7:09진행자

적을 수 있어야 남에게 건네고, 건넬 수 있어야 함께 봅니다. 세종도 라이프니츠도, 그 적는 힘을 믿었다고 저는 봅니다.

해석 · 진행자

7:19 · 여러분의 생각

7:19진행자

제 생각을 말하기 전에 여쭙니다. 생각을 계산하는 라이프니츠의 기호와, 말소리를 적는 세종의 글자.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끌리시나요? 이유 한 줄과 함께 댓글로 남겨 주세요.

7:35진행자

여기까지가 사실과 학자들의 해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7:41 · 제 생각

7:41진행자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세종은 알았습니다. 제 말에 맞는 글이 없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한다는 것을.

③ 제 생각

7:53진행자

아주 작은 미세함조차 말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게 우주의 언어인 거죠.

③ 제 생각

8:01진행자

공학의 말로 하면, 해상도입니다. 눈금이 촘촘한 자라야 작은 차이를 잴 수 있고, 잴 수 있어야 고칠 수 있죠.

풀이 · 해상도 = 얼마나 작은 차이까지 구별해 내는가

③ 제 생각

8:08진행자

글자와 표현이 우주를, 말하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면, 더 명확하게 우주를 보는 겁니다.

③ 제 생각

8:16진행자

그래서 제 답은, 달라진다입니다.

③ 제 생각

8:20진행자

의지를 말로 표현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세상을 진화시키는 거죠.

풀이 · 의지 = 하고자 하는 뜻

③ 제 생각

8:27진행자

언어, 그리고 글자는 인류 문명의 DNA니까요.

③ 제 생각

8:32진행자

생명의 유전자도 자신을 거의 완벽하게 복사하지만, 아주 가끔 틀립니다. 그 작은 실수들이 자연에 걸러지며 쌓여, 진화가 됩니다.

기록 · 생물학

8:44진행자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는 것. 그러면서 실수가 생기고, 실수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 과거를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죠.

③ 제 생각

8:54진행자

공학의 말로 하면, 기록은 로그입니다. 로그가 남아야 실수를 찾아 고치죠. 세종의 서문도, 라이프니츠의 글도 남았기에, 우리는 오늘 두 사람을 마주 앉힐 수 있습니다.

풀이 · 로그 = 기계가 한 일을 순서대로 적어 둔 기록

③ 제 생각

9:06진행자

역사라는 DNA는 글자로 작성되고, 그 기록은, 언어에서 시작됩니다.

③ 제 생각

9:12진행자

AI 시대의 나의 기록을 남기는 것. DNA를 남기는 것.

③ 제 생각

9:17진행자

AI가 그것을 학습할지라도, 나만의 발자취를, 기록을 남기는 것.

③ 제 생각

9:23진행자

오늘 하나만 해 보세요. 요약 버튼 대신, 아이에게든 나에게든, 손글씨로 한 줄 남겨 보세요.

③ 제 생각

9:32 · 되짚기

9:31진행자

AI를 쓰되, 어디까지 내주면 안 되는지. 그 선을 정하는 기준은, 역사와 철학과 과학에서 나옵니다.

제 생각

9:39내레이터

역사. 세종은 제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을 딱하게 여겨 소리를 적는 글자를 만들었고, 몇 해 뒤엔 그 글자로 정승을 꾸짖는 글이 벽에 쓰였습니다.

9:49내레이터

철학. 라이프니츠는 생각을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세종은 사람의 말을 적는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계산은 기계에 맡겨도, 내 말은 내가 적습니다.

해석

10:01내레이터

과학. 글을 배우면 어른이 되어서도 보는 뇌가 바뀝니다. 그 변화는 직접 글을 배운 사람의 뇌에서 일어났습니다.

10:10진행자

그래서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으면, 세상은 달라집니다. 그게 오늘 제 답입니다.

제 생각

10:24 · 마지막 질문

10:24진행자

약 580년 전의 서문도, 300여 년 전의 글도, 남았기에 우리는 오늘 다시 읽습니다.

10:31진행자

글자와 표현이 우주를, 말하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면, 더 명확하게 우주를 보는 겁니다.

제 생각

10:39진행자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말 그대로 적어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

원전과 연구

원전 9종 · 연구 2편 대조
  1. 기록1444년 음력 2월 20일,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의 언문 반대 상소 · 세종의 문답 · 일곱 명을 의금부에 가뒀다가 이튿날 석방, 정창손 파직, 김문 국문: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21일 · 조선왕조실록
  2. 기록 · 요지 / 재구성1432년 법 조항을 이두로 옮겨 알리자는 제안과 반대, 세종의 반문: 『세종실록』 58권 세종 14년 11월 7일 · 조선왕조실록
  3. 기록세종: 1397년 출생, 1418년 즉위, 조선 4대 임금 · 1450년 음력 2월 17일 사망(『세종실록』 127권) · 조선왕조실록
  4. 재구성 · 요지세종의 대사: 『훈민정음』 어제 서문과 예의(『세종실록』 113권 세종 28년 9월 29일) · 1444년 2월 20일 문답 · 조선왕조실록
  5. 기록『훈민정음』 해례 제자해: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기본 자음은 발음 기관, 기본 모음 ㆍㅡㅣ는 하늘·땅·사람을 본뜸 ·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 위키문헌
  6. 기록(정인지의 주장)스물여덟 자를 바꿔 가며 끝없이 쓸 수 있고 바람 소리·학 울음·닭 울음·개 짖는 소리까지 적을 수 있다: 정인지 서문(『세종실록』 113권) · 조선왕조실록
  7. 기록1446년 음력 9월 『훈민정음』 완성 · 한글날 10월 9일은 책 끝 '9월 상순'을 양력으로 바꿔 정한 날(국립한글박물관) · 국립한글박물관
  8. 기록1449년 실록의 언문 벽서 "하 정승아, 또 공사를 망령되게 하지 말라": 『세종실록』 126권 세종 31년 10월 5일 — 쓴 때는 기록에 없음 · 조선왕조실록
  9. 기록1504년 연산군의 언문 교습·학습 금지: 『연산군일기』 54권 연산 10년 7월 19일·20일 · 조선왕조실록
  10. 기록처음 스물여덟 자 가운데 넷(ㆍ ㅿ ㆁ ㆆ)은 지금 쓰지 않음 ·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은 아래아를 뺌(조선어학회 「한글 맞춤법 통일안」 1933 · 현행 「한글 맞춤법」 제4항) · 국립국어원
  11. 기록라이프니츠: 1646년 라이프치히 출생 · 1666년 『조합술에 관하여』 · 1673년 런던 왕립학회에 계산기 모형 · 뉴턴과 따로 미적분 · 보편 기호(characteristica universalis)의 꿈 · 1716년 사망까지 완성하지 못함(브리태니커 · 스탠퍼드 철학 백과 · 쿠튀라 『라이프니츠의 논리학』 1901) · SEP
  12. 재구성 · 요지라이프니츠의 대사: 『신인간지성론』(1704년 무렵 씀) 2권 9장·3권 7장·4권 6장 · 「발견의 기술」 등 단편 · 1703년 논문 · Internet Archive
  13. 기록 + 전승1701년 베이징의 선교사 부베가 괘 배열도를 보냄, 이어진 선을 1·끊긴 선을 0으로 읽으면 이진법과 맞음(라이프니츠 1703년 논문 「이진 산술의 설명」) · 복희가 그렸다는 것은 [전승] · hal.science
  14. 해석라이프니츠의 계산하는 기호와 0·1을 컴퓨터로 이어지는 먼 뿌리 가운데 하나로 봄: 노버트 위너 『사이버네틱스』(1948) · 마틴 데이비스 『The Universal Computer』(2000) · Internet Archive
  15. 기록드앤 외, Science 330권(2010) 1359~1364쪽: 포르투갈과 브라질 어른 63명, 글을 아는 사람은 왼쪽 뇌 뒤쪽 한 자리의 글자 반응이 더 큼, 같은 자리의 얼굴 반응은 조금 줄어듦, 시각 피질 반응도 커짐, 변화의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 글을 배운 사람에게도 나타남 · DOI
  16. 해석(가설)글이 원래 사물을 알아보던 뇌 자리를 빌려 쓴다: 드앤·코엔, Neuron 56권(2007) · DOI
  17. 기록 · 요지닐스 보어(1949): 실험이란 우리가 한 일과 알게 된 것을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며, 그래서 고전 물리학의 용어로 모호하지 않게 적어야 한다(Schilpp 편 『Albert Einstein: Philosopher-Scientist』) · Marxists Internet Archive
  18. 기록유전자 복사의 드문 오류가 자연선택에 걸러지며 쌓여 진화가 됨(UC Berkeley 'Understanding Evolution' · NHGRI) · evolution.berkeley.edu
  19. 계산세종 사망(1450)과 라이프니츠 출생(1646) 사이 196년 · 서문(1446)은 약 580년 전, 라이프니츠의 글(1703~1704년 무렵)은 300여 년 전

틀린 곳을 찾으시면 영상 댓글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바로잡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 아래 풀밭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의 뒷모습

글자와 표현이 우주를, 말하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면, 더 명확하게 우주를 보는 겁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말 그대로 적어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끌리시나요? ① 생각을 계산하는 라이프니츠의 기호 ② 말소리를 적는 세종의 글자. 이유 한 줄과 함께 댓글로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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