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대국 · 제5국 · · 11분 12초 · 원전 9종 · 연구 2편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
세종대왕×라이프니츠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약 580년 전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약 320년 전 라이프니츠에게서 그 답을 찾아봅니다.
맞섬
세종대왕과 라이프니츠, 두 사람
상상으로 그린 모습
상상으로 그린 모습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1646~1716년사람의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는 기호를 꿈꾼 라이프니츠
생각을 기호로 적으면, 틀린 곳이 한눈에 보일 것이오.재구성 · 요지 · 「발견의 기술」(1685)
반전 → 본질
겨루기보다는, 서로의 글자를 구경하는 자리입니다.
라이프니츠는 생각을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세종은 사람의 말을 적는 글자를 만들었다
역사 · 철학 ·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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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세종은 제 뜻을 펴지 못하는 백성을 딱하게 여겨 소리를 적는 글자를 만들었고, 몇 해 뒤엔 그 글자로 정승을 꾸짖는 글이 벽에 쓰였다
철학
라이프니츠는 생각을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세종은 사람의 말을 적는 글자를 만들었다
과학
글을 배우면 어른이 되어서도 보는 뇌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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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과 원전
영상의 말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 영상은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극입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세종대왕 1450년 사망, 라이프니츠 1646년 출생).
대본 전문
82줄 · 챕터 12개 · 줄마다 근거
[기록] 문헌으로 확인된 것 · [요지] 원문을 줄여 옮긴 것 · [전승]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 [재구성] 기록을 바탕으로 지은 장면과 대사(대사의 내용은 원문에서) · [해석] 학자들 또는 진행자의 해석 · [계산] 연도 차이를 셈한 것 화면 왼쪽 위의 ① 사실 · ② 해석 · ③ 제 생각은 이야기의 층위입니다. 전해 오는 이야기에는 [전승]을 함께 표시합니다. 실록의 날짜는 음력입니다.
0:00 ·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0:25 · 1444년, 상소 한 통
1444년 음력 2월, 조선의 궁궐.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이, 임금이 새로 만든 글자 언문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립니다.
풀이 · 상소 =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 · 언문 = 그때 한글을 흔히 부르던 이름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음력)
세종은 그들을 불러 따져 물었고, 일곱 명을 의금부에 가뒀다가, 이튿날 풀어 주라고 명했습니다. 다만 정창손은 벼슬에서 물러나게 했고, 김문은 따로 죄를 물었습니다.
풀이 · 의금부 = 임금의 명으로 죄를 묻던 관청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음력)
상소는, 소리를 적어 글자를 합치는 방식이 옛것에 모두 어긋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글자였던 거죠.
기록 · 상소 제1조 "用音合字, 盡反於古" · 해석 · 진행자
1:05 · 세종은 어떤 사람이었나
1432년, 그는 큰 죄를 다루는 법 조항만이라도 이두로 옮겨 백성에게 알리자고 했습니다. 못된 백성이 법을 알면 농간을 부릴 거라는 반대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풀이 · 이두 = 한자를 빌려 우리말을 적던 방법
① 사실 · 기록 · 요지 · 『세종실록』 58권, 세종 14년 11월 7일(음력)
백성이 법을 모르게 해 놓고 벌주면, 속임수에 가깝지 않겠느냐.
풀이 · 원문은 '조사모삼(朝四暮三)의 술책' = 흔히 말하는 조삼모사, 눈속임
재구성 · 요지 · 『세종실록』(1432)
1:30 · 라이프니츠는 어떤 사람이었나
그가 오래 붙든 꿈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는 기호. 보편 기호입니다.
풀이 · 보편 기호 = 생각을 계산할 수 있게 적으려던 기호(라틴어 characteristica universalis)
① 사실
1:57 · 세 단어만 알면 된다
2:16 · 생각의 대국 · 세종과 라이프니츠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세종이 세상을 떠나고 196년 뒤에, 라이프니츠가 태어났죠. 지금부터는 두 사람이 남긴 글로 짠, 가상의 만남입니다. 겨루기보다는, 서로의 글자를 구경하는 자리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는 이렇게 풀었습니다.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기본 자음은 소리 내는 혀와 입과 이와 목구멍을, 기본 모음 셋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본떴다고요.
① 사실 · 기록 · 『훈민정음』 해례 제자해(1446)
정인지는 서문에 썼습니다. 스물여덟 자를 바꿔 가며 끝없이 쓸 수 있고, 바람 소리, 학 울음, 닭 울음, 개 짖는 소리까지 적을 수 있다고요.
① 사실 · 기록 · 정인지의 주장 · 『세종실록』 113권, 세종 28년 9월 29일(음력)
1701년, 베이징의 선교사 부베가 그에게 괘 그림을 보냈습니다. 전설의 임금 복희가 그렸다고 전하는 그림이죠. 이어진 선을 1로, 끊긴 선을 0으로 읽으면, 이진법과 맞아떨어졌습니다.
① 기록과 전승 · 기록 · 부베의 편지(1701) · 라이프니츠 논문(1703) · 전승 · 복희
한 사람은 음양의 그림에서 0과 1을 읽었고, 해례는 같은 음양과 하늘·땅·사람으로 글자를 풀었습니다. 같은 동양의 생각에서, 한 사람은 계산을, 한 사람은 사람의 말을 본 셈이죠.
기록 · 제자해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 해석 · 진행자
한 사람은 뜻을 적어 계산하는 기호를 꿈꿨고, 한 사람은 소리를 적는 사람의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둘 다 세상을 적을 언어를 꿈꿨지만, 길이 달랐던 거죠.
해석 · 진행자
5:04 · 그 뒤의 이야기
1446년 음력 9월, 책 『훈민정음』이 완성됩니다. 10월 9일 한글날은, 이 책 끝에 적힌 '9월 상순'을 양력으로 바꿔 정한 날입니다.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13권 · 국립한글박물관
1449년의 실록에는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누군가 언문으로 벽에 썼다고요. 하 정승아, 또 공사를 망령되게 하지 말라.
풀이 · 정승 = 지금의 총리급 벼슬 · 공사 = 나랏일
① 사실 · 기록 · 『세종실록』 126권, 세종 31년 10월 5일(음력) 사관 평 · 쓴 때는 기록에 없음
1504년, 연산군은 자신을 비방하는 언문 투서가 나오자, 언문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말라고 명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연산군일기』 54권, 연산군 10년 7월 19·20일(음력)
글자도 바뀌어 왔습니다. 처음 스물여덟 자 가운데 넷은 지금 쓰지 않고, 1933년 맞춤법 통일안은 소리가 사라진 아래아를 뺐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조선어학회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
6:07 · 글을 배우면, 보는 뇌가 바뀐다
2010년, 프랑스 신경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앤 연구팀이, 글을 모르는 사람부터 어려서 배운 사람까지, 포르투갈과 브라질 어른 63명의 뇌를 찍었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Dehaene 외, Science 330(2010)
눈으로 본 것을 처음 받는 시각 피질도,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 글을 배운 사람에게도 나타났습니다.
풀이 · 시각 피질 = 눈으로 본 것을 처리하는 뇌
① 사실
드앤 연구팀은 이것을, 수천 년밖에 안 된 발명인 글이 원래 사물을 알아보던 뇌 자리를 빌려 쓰는 것으로 봅니다.
해석 · 드앤·코엔의 '뉴런 재활용' 가설(Neuron, 2007)
물리학자의 글도 있습니다. 양자역학을 세운 사람 가운데 하나인 닐스 보어는 1949년에, 실험이란 우리가 한 일과 알게 된 것을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썼습니다.
① 사실 · 기록 · 요지 · 보어 「아인슈타인과의 토론」(1949) 209쪽
7:19 · 여러분의 생각
제 생각을 말하기 전에 여쭙니다. 생각을 계산하는 라이프니츠의 기호와, 말소리를 적는 세종의 글자.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끌리시나요? 이유 한 줄과 함께 댓글로 남겨 주세요.
7:41 · 제 생각
말을 그대로 적을 수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요. 세종은 알았습니다. 제 말에 맞는 글이 없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한다는 것을.
③ 제 생각
공학의 말로 하면, 해상도입니다. 눈금이 촘촘한 자라야 작은 차이를 잴 수 있고, 잴 수 있어야 고칠 수 있죠.
풀이 · 해상도 = 얼마나 작은 차이까지 구별해 내는가
③ 제 생각
공학의 말로 하면, 기록은 로그입니다. 로그가 남아야 실수를 찾아 고치죠. 세종의 서문도, 라이프니츠의 글도 남았기에, 우리는 오늘 두 사람을 마주 앉힐 수 있습니다.
풀이 · 로그 = 기계가 한 일을 순서대로 적어 둔 기록
③ 제 생각
9:32 · 되짚기
원전과 연구
원전 9종 · 연구 2편 대조
- 기록1444년 음력 2월 20일,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의 언문 반대 상소 · 세종의 문답 · 일곱 명을 의금부에 가뒀다가 이튿날 석방, 정창손 파직, 김문 국문: 『세종실록』 103권 세종 26년 2월 20일·21일 · 조선왕조실록
- 기록 · 요지 / 재구성1432년 법 조항을 이두로 옮겨 알리자는 제안과 반대, 세종의 반문: 『세종실록』 58권 세종 14년 11월 7일 · 조선왕조실록
- 기록세종: 1397년 출생, 1418년 즉위, 조선 4대 임금 · 1450년 음력 2월 17일 사망(『세종실록』 127권) · 조선왕조실록
- 재구성 · 요지세종의 대사: 『훈민정음』 어제 서문과 예의(『세종실록』 113권 세종 28년 9월 29일) · 1444년 2월 20일 문답 · 조선왕조실록
- 기록『훈민정음』 해례 제자해: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기본 자음은 발음 기관, 기본 모음 ㆍㅡㅣ는 하늘·땅·사람을 본뜸 ·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 위키문헌
- 기록(정인지의 주장)스물여덟 자를 바꿔 가며 끝없이 쓸 수 있고 바람 소리·학 울음·닭 울음·개 짖는 소리까지 적을 수 있다: 정인지 서문(『세종실록』 113권) · 조선왕조실록
- 기록1446년 음력 9월 『훈민정음』 완성 · 한글날 10월 9일은 책 끝 '9월 상순'을 양력으로 바꿔 정한 날(국립한글박물관) · 국립한글박물관
- 기록1449년 실록의 언문 벽서 "하 정승아, 또 공사를 망령되게 하지 말라": 『세종실록』 126권 세종 31년 10월 5일 — 쓴 때는 기록에 없음 · 조선왕조실록
- 기록1504년 연산군의 언문 교습·학습 금지: 『연산군일기』 54권 연산 10년 7월 19일·20일 · 조선왕조실록
- 기록처음 스물여덟 자 가운데 넷(ㆍ ㅿ ㆁ ㆆ)은 지금 쓰지 않음 ·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은 아래아를 뺌(조선어학회 「한글 맞춤법 통일안」 1933 · 현행 「한글 맞춤법」 제4항) · 국립국어원
- 기록라이프니츠: 1646년 라이프치히 출생 · 1666년 『조합술에 관하여』 · 1673년 런던 왕립학회에 계산기 모형 · 뉴턴과 따로 미적분 · 보편 기호(characteristica universalis)의 꿈 · 1716년 사망까지 완성하지 못함(브리태니커 · 스탠퍼드 철학 백과 · 쿠튀라 『라이프니츠의 논리학』 1901) · SEP
- 재구성 · 요지라이프니츠의 대사: 『신인간지성론』(1704년 무렵 씀) 2권 9장·3권 7장·4권 6장 · 「발견의 기술」 등 단편 · 1703년 논문 · Internet Archive
- 기록 + 전승1701년 베이징의 선교사 부베가 괘 배열도를 보냄, 이어진 선을 1·끊긴 선을 0으로 읽으면 이진법과 맞음(라이프니츠 1703년 논문 「이진 산술의 설명」) · 복희가 그렸다는 것은 [전승] · hal.science
- 해석라이프니츠의 계산하는 기호와 0·1을 컴퓨터로 이어지는 먼 뿌리 가운데 하나로 봄: 노버트 위너 『사이버네틱스』(1948) · 마틴 데이비스 『The Universal Computer』(2000) · Internet Archive
- 기록드앤 외, Science 330권(2010) 1359~1364쪽: 포르투갈과 브라질 어른 63명, 글을 아는 사람은 왼쪽 뇌 뒤쪽 한 자리의 글자 반응이 더 큼, 같은 자리의 얼굴 반응은 조금 줄어듦, 시각 피질 반응도 커짐, 변화의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 글을 배운 사람에게도 나타남 · DOI
- 해석(가설)글이 원래 사물을 알아보던 뇌 자리를 빌려 쓴다: 드앤·코엔, Neuron 56권(2007) · DOI
- 기록 · 요지닐스 보어(1949): 실험이란 우리가 한 일과 알게 된 것을 남에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며, 그래서 고전 물리학의 용어로 모호하지 않게 적어야 한다(Schilpp 편 『Albert Einstein: Philosopher-Scientist』) · Marxists Internet Archive
- 기록유전자 복사의 드문 오류가 자연선택에 걸러지며 쌓여 진화가 됨(UC Berkeley 'Understanding Evolution' · NHGRI) · evolution.berkeley.edu
- 계산세종 사망(1450)과 라이프니츠 출생(1646) 사이 196년 · 서문(1446)은 약 580년 전, 라이프니츠의 글(1703~1704년 무렵)은 300여 년 전
틀린 곳을 찾으시면 영상 댓글로 알려 주세요. 확인한 뒤 바로잡습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방법
글자와 표현이 우주를, 말하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면, 더 명확하게 우주를 보는 겁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말 그대로 적어 남기고 싶은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끌리시나요? ① 생각을 계산하는 라이프니츠의 기호 ② 말소리를 적는 세종의 글자. 이유 한 줄과 함께 댓글로 남겨 주세요.
이어서






